[펌] 피를로가 남긴 13가지 어록.txt
2018-03-31   /   추천   자몽블랙티(cholol)

[펌] 피를로가 남긴 13가지 어록.txt

 

 

이탈리아 축구선수 안드레아 피를로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죠 딥라잉 플레이 메이커라는 포지션을 유행시킨 장본인입니다. 센스 있는 패션 스타일과 훌륭한 글솜씨로 유명하구요 그리고 프로 수준의 와인 감정가이기도 합니다

 

1. 2006년 프랑스와의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 첫 키커로 나선 순간에 대해

 

 

볼을 어루만지는 건 꼭 해야만 했다. 하늘로 눈을 들어 도움을 구했다. 신이 계시다면, 신이 프랑스 사람일린 없기 때문이다. 난 길고 강한 숨을 내쉬었다. 그 숨은 내가 쉰 것이지만, 월말이 돼 기진맥진한 노동자의 숨일 수도 있고, 똥같은 부자 사업가, 선생님, 학생, 월드컵 내내 응원해준 이탈리아 교민들, 밀란의 부유한 사교계 부인, 길거리 구석에 서 있는 매춘부의 숨일 수도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난 그 모든 이들의 숨이었다.

 

 

 

2. 안토니오 카사노

 

 

안토니오 카사노 같은 선수를 한번 보자. 그는 여자 700명과 잠을 잤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에 더이상 선발되지 못한다. 그가 진심으로 행복을 느낄까? 나 같으면 그러지 않을 것 같다.

 

 

 

3. 레알 마드리드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나를 상상해봤다. 완벽하면서도 동시에 공격적인 느낌, 독특한 순수성에 감도는 그 비열한 기질. 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레알마드리드 홈구장)이라는 신전, 적들을 공포에 빠뜨리는 그 땅에 대해 생각이 미치곤 했다. 왕의 만찬에 바쳐진 멍들도록 두들겨 맞은 노예들.

 

 

 

4. 게임

 

 

바퀴의 발명 이후, 최고의 발명은 플레이스테이션이다.

 

 

 

5.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첫 만남

 

 

두 번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난 들어갔다. 그 방은 차가운 스타일로 장식돼 있었다. 테이블에는 레드 와인이 있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건 언제나 좋지" 혼자 중얼거렸다. 다행히 그 세계에서 가장 부러움을 많이 받는 감독은 내 말을 듣지 못했다. 그가 말하는 방식은 나와 매우 비슷했다. 테너처럼 높은 음성은 아니라고 할까. "편안하게 있으세요, 안드레아" 그가 말을 꺼냈다. 그의 이탈리아어는 완벽했다. (주: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 피를로를 바르셀로나에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6. 1999년 잠깐 인터밀란 감독을 맡았던 로이 호지슨에 대해

 

 

그는 나를 '피를라' 라고 불렀다. (피를라는 멍청이라는 뜻의 밀란 방언) 아마도 내 본질을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했던 감독이었던 것 같다. 1999년 한 해 동안 우리는 감독 4명이 거쳐갔다.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현재 우리 감독인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

 

 

 

7. 경기 전 웜업

 

 

경기 전 몸푸는 행위는 체력 코치를 위해서 하는 자위 행위에 불과하다.

 

 

 

8. 폴 스콜스

 

 

가장 위대한 잉글랜드 미드필더는 폴 스콜스다. 그에게는 우아함이 있다. 나머지는 모두 흉내내는 이들 뿐이다.

 

 

 

9. 2005년 리버풀 '이스탄불의 기적'

 

 

가장 어두운 순간에 발견되는 교훈들이 있다. 깊게 파고 들어가서, 작은 희망을 찾고거나 진주같은 지혜를 발견하는 도덕적 의무다. 우아한 인생의 단계를 맞닥뜨리고 인생이라는 여정을 좀 덜 아프게 해준다. 이스탄불에서 패배한 이후 난 그런 교훈을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말 이상 더 나아가지 못했다. 씨발 좆같네. (주: 피를로는 2005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ac밀란 선수로서, 3:0으로 앞서가다가, 리버풀에게 역전패 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10. 퍼거슨과 박지성

 

 

 

퍼거슨조차도 맨유를 두려운 전함으로 바꾸어 놓은 그 보라색 코를 가진 감독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흠없는 인간이었지만, 내게 관한 한 그 순수함을 순간 망쳐놓았다. 그날밤 만큼은 그 레전드가 내게 한 일은 저열했다. 퍼거슨은 나를 마크하기 위해 박지성을 풀어 놓았다. 박지성은 핵발전기로 움직이는 역사상 첫 한국인임에 틀림없었다. 전자같은 속도로 피치 위를 마구 헤집고 다녔다.

 

 

 

11. 프리킥

 

 

내가 차는 각 프리킥마다 내 이름이 새겨져 있고, 모두 내 자식들이다.

 

 

 

12. 축구 vs 섹스

 

 

모든 사람에게 속한 팀의 일원이 되는 건 좋은 일이다. 많은 경우, 축구는 섹스보다 낫다. 축구는 더 오래 지속되고, 혹 어쩌다 실패하더라도 당신만의 책임이 아니다.

 

 

 

13. 이스탄불 기적의 충격

 

 

난 그 일 이후 거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잠들게 되더라도 우울한 생각과 함께 깨어났다. 난 추했다. 더 이상 축구를 할 수가 없었다. 난 두덱(당시 리버풀 골키퍼), 그리고 모든 리버풀 선수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출처:디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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