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다솔 기자= “평균적인 팀이 평균적인 경기력으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쉬운 조에 편성됐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폴 스콜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미드필더였던 폴 스콜스가 비통에 잠기며 눈물을 보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오랜 기간 팀의 후방을 책임졌던 리오 퍼디난드도 착잡하긴 마찬가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고지를 밟는데 실패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을 비롯한 맨유 선수단, 팀의 ‘전설’들은 모두 허탈함과 충격에 휩싸였다.
맨유는 볼프스부르크(이하 볼프스)와의 조별리그 6차전경기에서 2-3 패배를 당했다. 맨유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해당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겼어야했다. 하지만 맨유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들은 결국 16강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스콜스와 퍼디난드는 경기 후 영국 ‘BT 스포르트’를 통해 맨유의 16강 탈락이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생각을 표출했다. 두 사람 옆엔 리버풀과 맨유를 동시거친 마이클 오언도 자리를 함께했다.
맨유의 레전드들은 팀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들은 예년만 못한 전력, 창의력이 부족한 공격 작업과정, ‘킬러본능’ 부족으로 인한 빈약한 결정력 등을 문제 삼으며 팀의 현실을 한탄했다.
탄탄한 수비, 빈약한 공격
2015/16시즌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장, 단점이 확실한 팀이다. 그들은 단단하고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15라운드가 끝난 현재 리그에서 10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적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그들의 상대로 득점을 올리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들을 상대로 골을 허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맨유는 현재 리그에서 20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당 1.5득점에 성공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들이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는 공격력이다.
그들의 상황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맨유는 볼프스와의 6차전을 치르기 전까지 5득점, 4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경기당 딱 1득점에 성공했으며 0.8득점을 실점한다는 이야기다. 즉, 그들의 ‘빈공’은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은 경기
아이러니 하게도 단점으로 지적받던 답답한 공격력을 어느 정도 해소하니 장점으로 꼽혔던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볼프스전 경기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앙토니 마르시알이 선제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16강 진출 희망의 불을 지폈다. 그리고 맨유는 쉴 틈 없이 볼프스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역으로 맨유는 볼프스의 날카로움에 크게 당황했다. 막스 크루제와 율리안 드락슬러, 비에이리냐, 안드레 슈얼레로 갖춰진 공격진은 매서웠고 위력적이었다. 결국 EPL 최강으로 평가 받던 수비진은 3골을 헌납했다. 그들이 올 시즌 3실점을 한 것은 지난 아스널과의 리그 8라운드 이 후 처음있는 일이다.
판 할 감독은 볼프스전을 앞둔 기자회견을 통해 “득점 문제를 해결할 것이며 반드시 16강에는 진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것은 많지 않다. 판 할 감독은 스스로도 생각하지 않았던 유로파리그를 준비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잊지 말아야할 레전드의 눈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맨유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남은 리그와 FA컵에 집중해 모두가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둬야한다. 그것 말곤 챔피언스리그 16강 불발을 무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평소 스콜스는 판 할 감독을 비롯해 맨유 선수단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스콜스가 뱉었던 일련의 ‘독설’들은 결코 팀에 해가 되라고 했던 발언들이 아니다. ‘독설’의 강도만큼 팀을 사랑하고 팀의 성공을 바란다는 이야기다.
남은 시즌 동안 맨유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창출해야한다. 그리고 절대 레전드가 흘렸던 눈물을 잊지 말아야하며 가슴 속에 담아야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BT 스포르트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