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별명은 'ManU'가 아니다
2021-02-02   /   추천   호돈까스(suwon333)

[맨유의 별명은 'ManU'가 아니다]

 

사실 현지에서 ManU는 맨유를 부르는 애칭이 아닙니다.

 

유나이티드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아실 내용이고, 타 클럽 팬 분들도 어렴풋이 들어보셨을 법도 한 내용이긴 한데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현지에서 ManU(맨유)는 맨유를 부르는 애칭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맹구'와 같은 조롱조의 표현, 멸칭에 가깝습니다.역사적 표현은 대개 그러하듯 그 유래와 배경을 하나라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만, ManU(맨유)가 멸칭이 된 이유에는 바로 유나이티드 클럽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인 뮌헨 참사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1. manure와의 발음 유사성

 

ManU가 맨유의 별명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접해본 적 있으신 분들이라면, '바로 거름을 뜻하는 manure와 발음이 유사해서다.' 란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굳이 다른 애칭이 있는데 유나이티드 팬들이 'MANU'라는 표현을 사용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다른 표현이 있는데 팬들이 굳이 줄여서 "소똥"이랑 유사한 발음의 표현으로 부를 필요는 없잖아요.

 

그러나 여기에 바로 뮌헨 참사라는 역사적인 맥락이 더해지죠.

 

 

1958년 2월 6일, 유러피언컵 원정경기를 마치고 잉글랜드로 돌아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경유지인 뮌헨 공항에서 이륙 중 전복되어 선수 8명을 포함해 구단 스태프, 기자단까지 총 23명이 사망한 사건이 바로 뮌헨 참사입니다.

 

당시 맷 버스비가 만든 젊고 패기 넘치는 팀이었던 유나이티드는 이 사고로 던컨 에드워즈, 토미 테일러, 데이비드 펙을 비롯한 주요 선수를 잃고 침체기에 빠져 있다가 참사 10년 뒤인 1968년에 비로소 유러피언컵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죠.

 

 

2. 던컨 에드워즈 조롱 챈트

 

참사의 희생자 중 하나인 던컨 에드워즈는 사고 직전해인 1957년, 21세의 나이로 발롱도르 3위에 오르는 등 어린 나이에 이미 유럽 최정상급 플레이어로 손꼽히던 선수였습니다.

 

위 비행기 사고의 생존자이자 후일 맨유의 유러피언컵 우승,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발롱도르와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보비 찰튼이 극찬해 마지 않던 재능이었습니다.

 

ManU(맨유)가 맨유를 조롱하는 표현으로 자리잡는데에 바로 이 던컨 에드워즈를 조롱하는 타 팀 팬들의 챈트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타팀 팬들은 manure란 단어를 이용해 맨유와 뮌헨 참사, 그리고 고인이 된 던컨 에드워즈를 조롱하는 챈트를 경기장에서 외쳤는데요.

 

"Duncan Edwards is manure, rotting in his grave, man you are manure—rotting in your grave."

 

고인이 되어 지하에 묻힌 던컨 에드워즈가 무덤에서 썩어 거름이 되었다는 식의 챈트입니다.

ManU와 manure 사이의 발음의 유사성을 활용한 챈트이지요.

 

3. 뮌헨 참사 조롱 챈트

 

아울러 타 팀 팬들(특히 라이벌인 리버풀과 리즈 팬들)은 뮌헨 참사를 조롱하는 챈트로서

 

Man U Never Intended Coming Home(줄여서 MUNICH[뮌헨])

 

라는 표현을 만들어 외쳤는데, 이때 MUNICH라는 약어를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사용된 표현이 바로 MANU입니다.

 

타팀 팬들이 자신의 팀들을 단순 조롱하는 것을 넘어, 클럽 역사상 가장 가슴 아픈 사고인 뮌헨 참사를 조롱하기 위한 챈트의 일부로서 MANU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이지요.

 

4. 소결

 

"'MANU'라는 표현이 뮌헨 참사 조롱챈트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멸칭이 되었다." 라고 유래와 배경을 일의적으로 규정하기란 어렵습니다. 언어와 표현은 역사적이고, Manu라는 표현을 맨유팬들이 싫어하게 된 연유는 그 외에도 다양했을지 모르며, 현재 시점에 이르러서는 사람들 사이에 단순히 싫다는 감정만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MANU와 manure 사이 발음의 유사성, 그리고 그를 이용한 타팀팬들의 뮌헨 참사 조롱 챈트가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까지는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러한 유래, 배경과 다소 무관한 국내 팬들이 유나이티드를 '맨유'라 부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 유나이티드를 맨유라 줄여 부르는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위와 같은 역사적 맥락이 있다라는 정도의 사실만을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현지 팬들에게 맨유란 표현은 AC 밀란을 에밀, 인테르를 인밀, PSG를 파생으로 부르는 위화감 그 이상의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5. 그렇다면 유나이티드의 실제 애칭은?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들으 느끼시겠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대표적인 애칭은 그냥 '유나이티드'입니다.

 

유나이티드 붙은 축구 클럽이 한두군데가 아닌데 무슨 애칭이 유나이티드냐라고 하시겠으나 유나이티드가 붙은 축구 클럽 중 단연 최고라는 자부심(The United)과 함께, 보통 유나이티드, 맨 유나이티드(Man United), MUFC 등으로 줄여서 부릅니다. 레드 데빌즈는 팬들을 포함한 애칭이고요.

 

뭐가 됐든, 맨유(ManU)란 표현은 유나이티드의 애칭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출처 : 에펨코리아_10Ru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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