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벤제마, 고민에 빠진 레알과 프랑스
2015-12-09   /   추천   초코푸딩e(cho123)

[스포탈코리아] 김다솔 기자=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공격수 카림 벤제마는 최근 세계 축구의 중심부에 있는 인물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좋지 않은 주제로 중심에 있다. 

가장 그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문제는 ‘협박파문’이다. 그는 국가대표팀 동료 마티유 발부에나에게 ‘성행위 동영상 유포’ 협박죄로 기소됐다. 그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방송사 ‘TF1’를 통해 “나는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끔찍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한바 있다. 

아직 유죄로 판명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대중의 눈과 마음은 차갑기만 하다. 이미 벤제마는 이 사건 전에도 2015년 들어 과속운전 1회와 무면허운전 2회 적발로 사생활 측면에서 모범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벤제마는 “다수 언론을 통해 나는 떳떳하며 어떤 두려움도 없다. 경기에 집중할 것”이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벤제마 정말 그의 말대로 일련의 구설수들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그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그의 활약상은 더욱 눈부셔져만 간다. 다른 의미로는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일수 있다.

벤제마는 9일(한국시간) 펼쳐진 말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차전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또 지난 헤타페와의 리그 14라운드에서 2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4-1 승리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의 활약이 빛을 발할수록 레알과 프랑스 대표팀의 마음은 심란해져간다. 

 

레알의 고민

레알은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인기 구단이다. 선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이며 어지간한 실력의 소유자는 처다 보지 않는다. 그들은 확실한 기량과 스타성, 상품성을 갖춘 선수들을 선호한다.

그런 의미에서 벤제마는 그동안 팀이 원하는 선수상이었다. 그는 출중한 기량으로 팀에 공헌했을 뿐 아니라 많은 팬 층을 보유하고 있어 마케팅 측면에서도 장점을 지녔다. 하지만 벤제마가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될 때마다 레알은 당혹감을 느꼈고 생각이 많아졌다. 레알에 소속된 선수가 구단 이미지와 인지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레알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 하메스 로드리게스 같은 유능한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벤제마가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벤제마는 이미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히는 스트라이커다. 만약 ‘명분’이 확실해져서 그를 내친다고 해도 그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단 이미지와 마케팅 측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팀의 성적과 경기력에는 확실히 플러스요소가 되는 벤제마, 레알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프랑스의 고민

벤제마는 지난 달 22일(한국시간) 펼쳐진 FC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12라운드에 앞서 열린 파리 테러 희생자를 위한 묵념에서 보인 경솔한 태도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당시 양 팀 선수들은 프랑스 국가를 들으며 파리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했다. 국가가 끝나자마자 벤제마는 고개를 돌리며 침을 뱉었다. 이 행동이 TV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 됐다. 벤제마 스스로는 타이밍이 애매했을 뿐 고인들을 모욕 할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벤제마는 이 사건으로 인해 ‘애국심 결여’와 더불어 ‘인성 논란’에 까지 휩싸였다. 가장 먼저 총대를 맨 사람은 나딘 모라노 프랑스 전 국무장관이다. 그는 벤제마의 대표팀 영구퇴출을 주장하며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그의 뒤를 이어 프랑스 장관 마뉘엘 발스도 “대표팀 선수답지 못한 사람을 위한 자리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모라노를 지원사격 했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팀도 레알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년 유로 2016 개최국으로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들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니 만큼 어느 때보다 우승을 향한 열망이 크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 2006 독일월드컵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현재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벤제마의 존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28세의 벤제마는 기량과 경험 측면에서 팀에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여론은 아니라고 하지만 디디에 데샹 감독은 2016 유로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도 벤제마와 함께하고 싶을 공산이 크다. 

국가 이미지와 애국심 측면에서 볼 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팀에 구심점이 돼 주고 확실한 기량 측면에서 확실히 플러스요소가 되는 벤제마. 명분과 실리의 기로에 서 있는 프랑스 대표팀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 김다솔

 

 

 

댓글0

댓글쓰기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