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구기 종목이 그렇지만 축구를 크게 둘로 나누면 수비와 공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팀 승리를 위해선 수비가 매우 중요하죠.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공격에 관심이 더 많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기가 많은 공격 부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혹시 여러분은 최근 '공격' 전술에서 핵심적인 포지션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이는 공을 받아서 앞으로 전진시키는 미드필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누구는 윙 포지션에서 개인 기술로 공간을 창출하는 공격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최후방에서 안정적인 빌드업을 시작할 수 있는 수비수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죠.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고 여기서는 누가 맞고 틀리리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축구는 변수투성이에 완벽한 답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지금부터는 하나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일 수도,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축구니까요.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직관적인 스포츠이며 상황은 늘 시시각각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토론하기 매우 어렵죠.
우리는 토론을 쉽게 하기 위해 조금의 가정을 넣도록 하겠습니다. 역습 상황이 아닌 상대가 완벽한 수비 대형을 갖추었다고 먼저 가정하겠습니다. 이 경우에 축구 경기를 많이 시청한 분들은 느끼셨을 텐데요. 중앙으로 공격을 진행했을 때 수비 간격이 촘촘하고 상대 압박이 매우 빠르게 들어오는 걸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상대 수비수들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경우에 공격수들에 비해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가정을 추가할까요? 프로 레벨, 서로가 실력이 거의 동등한, 종이 한 장 차이라고 가정하죠. 그러면 수비수와 공격수가 1대1로 맞닥뜨렸을 때 공격수가 정지동작에서 시작해 수비수를 완벽히 제치는, 앞의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전진하는 경우는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2대1 패스가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 되죠. 공보다 빠른 사람은 없으니까요.
물론 예외는 존재합니다. 메시 같은 선수가 개인 기량으로 수비 한 명을 완벽히 제치면 그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니까요. 그러나 예외는 예외일 뿐, 결국 일반적인 경우에는 2대1 패스와 같은 수적 우위의 경우가 필요해집니다.
글의 흐름을 파악하셨나요? 네 그렇습니다. 축구는 거대한 공간에서 땅따먹기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 공간에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전진하는 것이죠. 그럼 상대 수비보다 수적 우위를 가져오기 쉬운 위치는 어디일까요? 네. 이것도 위에서 언급했습니다. 중앙이 아닌 사이드 공간이죠. 수비에게는 사이드라인이라는 불리한 조건(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왜 지금까지 수적 우위,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요? 공격 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알아보고 있었다는 사실 잊지 않으셨겠죠? ‘최근 트렌드를 보면 풀백이 수비의 균열을 만드는 데 중요한 키를 잡고 있다’를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 풀백들은 대부분 수적우위를 쉽게 가질 수 있는 공간(사이드라인)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죠.
지금까지 풀백이 중요한 키 플레이어라는 것을 알아봤는데요. 그러면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격 시 가장 파괴적인 풀백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뛰어난 풀백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기준이 약간 모호할 순 있지만, 보통 패싱 축구에서 패스 성공률, 크로스 성공률, 드리블 성공률, 활동량, 터치 수 등이 뛰어난 풀백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말처럼 기준을 설정하기는 쉽지 않네요. 저는 그래서 풀백이면서 상대 수비진의 균열을 일으키는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한 선수, 그 선수의 장점을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부터 머릿속에 한 명이 떠올랐는데요. 언터처블 했던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그 바르셀로나의 전성기 시절 풀백으로 피치를 누비던 다니 알베스 선수가 상대 수비를 가장 잘 요리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 알베스 선수의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평균 패스 거리가 짧고, 그 짧은 패스들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12-13시즌 라리가의 수비수들의 평균 패스 거리를 오름차순으로 정렬했을 때 최상단에 위치한 바르샤 풀백들, 즉 리그에서 평균 패스 거리가 가장 짧다고 할 수 있다.) / 데이터 출처 - OPTA
(바르샤의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0-11시즌, 다니 알베스의 경기당 숏패스 정확도가 단연 돋보인다.)
그리고 키 패스, 어시스트 부분의 수치가 매우 높죠.
(같은 10-11시즌, 알베스의 압도적인 경기당 키 패스 수치)
(10-11시즌의 수비수 내 어시스트 순위다. 2위 선수와 2배 차이가 난다.)
드리블 시도가 많으며 성공률 또한 타의 추종을 불가합니다.
(10-11시즌 알베스 선수의 드리블 성공률 또한 어나더레벨이다.) / 데이터 출처 - Whoscored.com
가장 이상적인 풀백의 데이터가 아닐까요? 물론 공격에서만 말이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수의 활동량 수치도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준은 숏패스의 정확도, 키 패스, 드리블 성공률로 정했고 우리들에게 가장 익숙한 EPL의 풀백들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비교할 데이터는 지난 17-18시즌. 숏패스의 정확도가 높은 풀백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1위 맨시티의 카일 워커, 2위 앤드류 로버슨(리버풀), 3위 조셉 고메즈(리버풀), 4위 헥터 베예린(아스널), 5위 키어런 트리피어(토트넘) 순으로 나옵니다.
(17-18시즌 EPL 풀백들의 경기당 정확한 숏패스 횟수)
그리고 키 패스 부문을 살펴보게 되면 1위 키어런 트리피어, 2위 벤 데이비스(토트넘), 3위 호세 홀레바스(왓포드), 4위 앤드류 로버슨, 5위 마르코스 알론소(첼시) 순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17-18시즌 EPL 풀백들의 경기당 키 패스 횟수)
공격 전개에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하면서 골과 가장 연관이 깊은 어시스트가 빠질 수 없겠죠? 1위부터 애런 크레스웰(7개), 아스필리쿠에타(6개), 벤 데이비스(6개), 카일 워커(6개), 앤드류 로버슨(5개), 키에런 트리피어(5개) 순입니다. 다음으로는 드리블 성공률을 살펴볼까요?
(17-18시즌 EPL 풀백들의 경기당 드리블 성공 횟수)
경기당 1.2개의 드리블 성공을 기록한 빅터 모제스(첼시)가 1위를 차지했네요. 조셉 고메즈, 에쉴리 영(맨유), 패트릭 반 안홀트(크리스탈 팰리스), 안토니오 발렌시아(맨유) 순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왓포드(14위)의 홀레바스, 웨스트햄(13위)의 크레스웰, 크리스탈 팰리스(11위)의 반 안홀트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상위권의 주전 풀백들이 대부분인데요. 지난 시즌 맨시티(106골), 리버풀(84골), 토트넘(74골), 아스널(74골), 맨유(68골), 첼시(62골) 등 상위권 팀들의 공격력을 생각해봤을 때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 않나요?
그럼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공격적인 풀백들은 어떤 축구화를 선호하는지 살펴볼까요?
카일 워커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6
빅터 모제스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6
호세 홀레바스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6
키런 트리피어 - 머큐리얼 베이퍼 12
에쉴리 영 - 머큐리얼 베이퍼 12
벤 데이비스 - 엑스 18.1
아스필리쿠에타 - 엑스 17.1
마르코스 알론소 - 하이퍼베놈 팬텀 3
패트릭 반 안홀트 - 하이퍼베놈 팬텀 3 DF
헥터 베예린 - 푸마원 1
애런 크레스웰 - 프레데터 18.1
앤드류 로버슨 - 팬텀 비전
안토니오 발렌시아 - 티엠포 레전드 7
조셉 고메즈 - 티엠포 레전드 7
슈퍼플라이, 베이퍼, 하이퍼베놈, 엑스, 푸마원 등 축구화 면면만 보면 빠른 스피드와 공격 성향이 짙은 축구화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여기서 한 번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는데요. 저희가 처음 설정한 기준을 떠올려 보면 숏패스, 키 패스, 어시스트 등 패스와 관련된 항목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컨트롤 축구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요. 파괴력을 지닌 풀백들에게는 패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축구의 제1순위 덕목, 스피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드디어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요.
결론1 - 현대 축구에서 공격 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포지션은 풀백이다.
결론2 - 뛰어난 풀백들은 공격적인 성향(스피드)의 사일로를 선호한다.
지금까지 긴 글에 비하면 결론은 너무 단순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씩 되짚어 봄으로써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올댓부츠 페이지를 ‘먼저 보기’로 설정해주세요!>
축구화의 모든 것
ALL THAT BOO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