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웨덴 대표팀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가 브랜딩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FIFA는 선수에게 무려 10만 파운드(약 1억 48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FIFA가 월드컵에서 자신들과 계약한 공식 후원사 이외 업체의 노출을 금하고 있는데 스웨덴 선수는 영국 데본 사가 제작한 트루삭스를 신고 나와 문제가 되었습니다. 잉글랜드 선수 알리, 다이어, 스털링도 FIFA의 경고를 무시하고 착용해 벌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이 트루삭스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탁월해 선수들이 자주 애용하고 있죠. 양말과 깔창 사이뿐만 아니라 피부와 양말 사이의 접촉면에도 이 기능이 적용되어 급격한 방향 전환과 제동에 있어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또 양말 길이가 짧아 튜브 양말을 추가하지 않고는 공식 경기에서 착용할 수 없습니다.
보통 선수들도 실제 경기에선 테이핑으로 연결해 사용하죠. 그러나 월드컵에서는 더욱 엄격한데요. FIFA 규정에 따르면 유니폼 공급업체의 양말을 그대로 착용하거나, 무늬 없는 양말과 팀 양말을 연결해 신는 경우만을 허용합니다.
(무늬가 없는 경우)
트루삭스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수아레스 선수 역시 경기에서도 그대로 착용했는데요. 그러나 수아레스는 벌금 처분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아킬레스 부분의 반점 모양을 최대한 가리고 사용했기 때문이라네요.
수아레스 선수 이외에도 트루삭스를 착용한 선수는 많았습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벌금 처분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주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국가의 선수들은 무사히 넘어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아마도 FIFA의 경고가 조별예선이 끝난 직 후로 예상됩니다. 스웨덴과 잉글랜드 선수들처럼 토너먼트에서도 트루삭스를 노출시키고 FIFA의 경고를 무시한 경우에만 FIFA는 강하게 제재를 가한 것으로 보이네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트루삭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FIFA가 직접적으로 처벌까지 이어졌는데요. 양말 뒷부분의 무늬를 없애지 않는 이상 2022년 카타를 월드컵에서는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트루삭스를 착용한 네덜란드 선수들)
하지만 또 데본 입장에서는 얼룩 반점 무늬를 빼게 되면 트루삭스 홍보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입장이죠. 딜레마에 빠진 트루삭스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그리고 유니폼 제작하고 있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또 어떻게 대응할지 점점 더 흥미로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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