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있는 축구화 90년대에 존재했었다.
2017.11.16 15:13:46

[발목 있는 축구화 90년대에 존재했었다.]

 

발목 있는 축구화의 시작이 마지스타 오브라 2의 출시 년도인 2014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초에 발목을 감싸는 축구화 즉, '농구화 같은 축구화'를 신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네덜란드의 마르코 판 바스턴이다.


 

판 바스턴은 당시 위대한 공격수였지만 현역 생활 동안 늘 부상에 시달렸다. 판 바스턴의 부상 부위는 대부분 발목이었다. 축구 선수들이 발목 부상을 많이 당하긴 하지만 판 바스턴처럼 발목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그것도 여러 차례나 다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판 바스턴이 발목을 감싸는 축구화를 신기 시작한 것은 92년 경이었다. 그 해, 왼쪽 발목에 재차 심한 부상을 당한 판 바스턴은 발목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이 부상을 계기로 당시 판 바스턴을 후원하는 이탈리아의 DIADORA에서 그를 위해 발목을 감싸는 ‘농구화 형태의 축구화’를 특별히 제작했다.

 

 

축구화 모델 명은 Super goal. 판 바스턴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델명이었다. 당시 DIADORA에서 제작한 Super goal은 캥거루 가죽을 소재로 한 검은색 축구화였는데 발목 및 복숭아뼈를 완전히 감싸는 디자인이었다.

 

 

발목과 복숭아뼈를 감싸는 부분은 가죽이 아닌 부드러우면서 탄탄하고 신축성 있는 스폰지 소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발목을 사용하는데(움직이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Super goal 축구화는 판 바스턴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모델이었던 만큼 대량 생산은 되지 않았다. 현재 이베이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판 바스턴은 93년 5월 프랑스 마르세유와의 유럽 챔피언스컵 결승전에서 또다시 오른쪽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 부상으로 인해 판 바스턴은 벨기에까지 가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가 매우 좋아 94년 미국 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의외로 회복 기간이 길어졌고, 결국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면서 95년 8월에 현역에서 은퇴하고 말았다.


 

그때 판 바스턴의 나이 만 30세. 절정의 기량을 뽐낼 나이였다. 그의 조기 은퇴는 본인은 물론 더 나아가 세계 축구계의 비극이기도 했다 판 바스턴 외에 발목을 감싼 축구화를 신었던 또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는 90년대 이탈리아 대표팀과 AC밀란 등에서 맹활약한 스트라이커 다니엘레 마사로다.

 

(다니엘레 마사로)

 

 

마사로는 당시 Valsport의 축구화를 신었는데 모델 명은 MASSARO EV2500(12개짜리 고정식 스터드)과 MASSARO EVSC2500 (6개짜리 교환식 스터드)이었다. 검은색 가죽(방수 처리된 캥거루 가죽)에 주황색 라인이 그어진 축구화인 MASSARO EV2500(및 MASSARO EVSC2500)은 부드럽고 탄탄하면서 두터운 스폰지가 발목 및 아킬레스건을 완전히 감싸는 디자인이었다. 당시 마사로의 축구화는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색이 있었다. 

 

축구화의 모든 것

All that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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