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잔디 축구장. 득일까 실일까?]
고무와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인조잔디와 충전재는 천연잔디보다 훨씬 더 빠르게 열을 흡수하고 오랜 시간 열기를 머금고 있다. 특히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여름철에는 대기 날씨보다 인조잔디의 표면 온도가 약 2배 더 뜨겁게 달구어져 경기 중에 태클을 시도하거나 넘어지면서 찰과상 또는 심할 경우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인조잔디에서 1경기를 소화했을 때 선수들은 천연잔디보다 더 높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여름철에 이 현상은 선수들에게 더 직접적으로 나타나는데 인조잔디 표면으로 내리쬐는 직사광선으로 인한 복사열로 천연잔디 구장에서 경기할 때 보다 선수들은 더 큰 피로감을 느끼는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경기를 소화하면 소화할수록 더 큰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다. (자료사진의 단위는 화씨)
국내 1,037개교의 인조잔디 운동장 중 941개의 운동장에서 유해성 물질이 검출되었다. 이 중 174개의 운동장에서 허용 기준치보다 높은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충전재를 사용한 인조잔디 구장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초과 검출되었다. 인체 유해성이 없는 충전재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벤조피렌을 포함하고 있는 폐타이어 충전재가 단가가 낮기 때문이었다.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이 열린 6개의 경기장은 모두 인조잔디 구장이었다. 선수들은 인조잔디 구장에서 월드컵을 치러야 하는 까닭에 매 경기 부상을 감수한 채 경기할 수 밖에 없었고 미국 여자 대표팀의 시드니 르로(Sydney Leroux)는 월드컵 기간 중 직접 본인 SNS계정에 아래와 같은 사진을 올리며
“축구는 반드시 천연잔디에서 치러져야 한다” 라고 주장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중의 입장에서도 차이는 존재한다. 관중들은 누구나 다이나믹한 플레이가 펼쳐지는 축구 경기를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만약 경기가 인조잔디에서 펼쳐진다면? 작은 태클 하나에도 선수들의 몸 여기저기에는 상처가 생기고 선수 자신들도 모르게 몸을 사리면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다. 관중들은 이런 경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환상적인 골 셀러브레이션도 볼 수 없을 것.
2014년 가을.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애비 웜박이 ‘인조잔디 소송’의 총대를 잡았다. 애비 웜박의 소송 내용 중 하나는 FIFA 월드컵에서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 이었다. 남자월드컵은 한번도 인조잔디 구장에서 치러진 적이 없지만 여자월드컵은 지난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포함하여 다음 월드컵 역시 인조잔디 구장에서만 펼쳐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왜 FIFA는 여자선수들을 인조잔디 구장으로 내몰고 있나? 라는 질문에 애비 웜박은
“인조잔디 구장은 편리하고,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러 부분에서 여자 축구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설치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관리가 불필요해 전 세계적으로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인조잔디. 하지만 천연잔디에 비해 높은 부상가능성과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관리가 편하지만 유해한 인조잔디. 과연 득일까요 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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