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축구인들에게는 꼭 그렇지만 않다. 어떤 장비를 착용하느냐가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특히 동료와 똑같이 착용하는 유니폼, 스타킹 등과 달리 자신의 입맛대로 고르는 축구화의 경우 '궁합'이 가장 중요하다.
세상엔 축구화말고도 고민거리가 많다고 투정부리지 마라. 한 통계에 따르면 축구화는 경기력에 약 20% 이상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쥐꼬리만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나 이자율보다 휠씬 높다. 단 몇 분만 투자하시라. 올바른 축구화 선택을 통해 자신의 능력치를 올려보자.
먼저 '발에 딱 맞는 축구화가 좋다'라는 오해와 편견에서 해방되자.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축구화는 자신의 발 치수보다 여유있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유 공간이 발바닥 전체로 압력을 분산시켜 발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발목 등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어 부상을 예방한다.
반면 꽉 조이는 축구화를 신으면 족저근막염에 걸려 선수 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 실제 유럽과 남미 선수들은 5mm 정도 여유를 두고 축구화를 착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대다다수 사람이 '슈신일체(슈즈와 몸이 하나인듯한)' 사상에 입각해 부상 위험을 키워왔다.
비싸다고 멋지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란다. 실제 유명 선수들이 착용하는 축구화는 모델명이 같아도 일반 제품과 다르다. 협찬 선수를 위해 메이커 업체에서 별도로 맞춤 제작한 이른바 '커스터 마이징(Customizing)' 축구화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수 발품을 팔아가며 다양한 축구화와 만남을 갖는 게 좋다.
첫 만남에는 반드시 오른발쪽 축구화를 주시하자. 일반적으로 인간은 왼발보다 오른발이 약간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발가락 부상은 양쪽 발사이즈 차이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유명 선수처럼 맞춤형 축구화를 신을 수 없는 일반인의 경우 오른발 사이즈에 맞처 신는 것이 부상 예방의 첫 걸음이다.
또한 축구화 사이즈 선택에는 시간대도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발은 오전일 때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축구화를 구입하고 싶다면 하루 중 발이 가장 커져있는 오후 5~6시가 가장 적당하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스터드다. 길고 푹신한 잔디에선 금속 재질(마그네슘, 알루미늄)로 만들어진 SG(Soft Ground) 스터드를, 짧고 거친 잔디에는 FG(Firm Ground) 스터드가 적합하다. 맨땅은 HG(Hard Ground) 스터드를, 인조잔디에서는 길이에 따라 AG(Artficial Ground) 스터드 또는 TF(Turf Ground) 스터드를 골라야 한다.
올댓부츠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