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런닝’을 입고 한강변을 뛰던 시대는 갔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운동장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화려한 색상에 잘빠진 겉옷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안에 감춰진, 은밀하게 질주를 돕는 기능성 이너웨어(컴프레션 기어)에 대한 이야기다.
2000년대 초반만해도 기능성 이너웨어는 그저 ‘언더웨어’와 동의어로 여겨졌었다. ‘경기복 안에 입는 운동용 속옷’정도로 여겨졌다. 2011년 현재, 기능성 이너웨어는 오해와 저평가를 벗어 던졌다. 거의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기능성 이너웨어를 착용한다. 선수들이 기능성 이너웨어를 입는 이유는 단순하다. 경기력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능도 세분화 됐다. 경기 중에 근육을 잡아주고, 피로도를 줄여주는 것은 기본적인 기능이다. 회복을 돕고, 이동 중에도 피로도를 줄여주는 제품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날씨에 따라서 골라 입을 수도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여름용, 겨울용을 골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제대로 이해가 안 된다고? ‘올댓부츠’가 이제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태어난 컴프레션 기어는 프랑스의 BV SPORTS이다. 1989년 세르주 쿠장 박사와 미카엘 프루페르 박사(스키 선수 출신)가 협력해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BV SPORTS의 제품은 무릎까지 오는 스타킹(카프 가드)이 주류다. 그 중에서도 운동 후 회복을 돕는 회복용(PRO RECUP ELITE)이 각광을 받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했을 때, 이 제품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마법 양말(la chausette magique)’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뒤를 잇는 것이 미국의 명품 언더아머(UNDER ARMOUR)다. 창업주인 케빈 프랭크(럭비 선수 출신)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고기능성 의류를 개발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직접 공장을 뛰어다니며 개발에 매진했고, 선수들에게 직접 피드백을 들으며 제품을 개량했다. 그 결과 언더아머는 여러가지 종목에 맞는 제품군을 만들 수 있었고, 현재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날씨에 따라 콜드기어(겨울용)와 히트기어를 개발한 것은 일대 혁신이었다.
유럽의 강자 아디다스는 20007년 테크핏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디다스도 나이키와 비슷한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특별한 기술로 인기를 끌었다. 바로 ‘파워웹’이다. 기존 기능성 이너웨어에 고무로 된 파워웹을 추가해 좀 더 향상된 운동 능력을 이끌어 낸다는 설명이다. 파워웹은 고가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 더해 외관상으로도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일반 기능성 이너웨어만 착용하고 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파워웹을 입고는 가능하다. 물론 개인차는 있다.
이 외에도 사이클과 철인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스위스의 컴프레스포트와 일본의 자존심 미즈노의 바이오기어 그리고 호주의 스킨스와 라인브레이크 등도 기능성 이너웨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2004년 스켈리도가 처음으로 제품 생산에 나섰다. 스켈리도는 한화 이글스와 KT&G 농구단을 스폰서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