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박경훈에서 안정환까지, 푸마를 사랑한 남자들’에서 언급을 했듯이 일본은 1970년 대부터 푸마 축구화를 신고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오쿠데라 야스히코가 현역 시절 푸마를 착용했고 1980년대 ‘프리킥의 명수’로 이름을 날렸던 키무라 카즈시도 푸마를 즐겨 신었다.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있는데 역대 일본 선수 중에서 최고의 푸마 애용자는 누가 뭐래도 미우라 카즈요시다. 카즈는 1993년 일본 J리그 창설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푸마 축구화를 애용하고 있다.
1982년 시즈오카 학원 고등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브라질로 단신 축구 유학을 떠난 카즈는 CA유벤투스-마츠바라-쿠리치바 FC-산토스 클럽 등에서 활약한 후 1990년 귀국해 요미우리 클럽에 입단했고 그 해에 일본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카즈는 일본 J리그 원년인 1993년에 소속 팀인 요미우리 베르디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까지 수상했다. 카즈는 그 해 J리그 일본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0골을 기록했다. 1993년 아시아 연간 최우수 선수상까지 받은 카즈는 1994년 일본 선수 사상 최초로 이탈리아 SERIE-A 제노아에 입단했다. 그러나 카즈는 AC밀란과의 개막전에서 프랑코 바레시와 헤딩 경합 중 코에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카즈는 부상 때문에 주전 자리 확보에 실패했고 결국 한 시즌 만에 친정팀인 베르디 카와사키(팀 이름이 요미우리 베르디에서 베르디 카와사키로 바뀜)로 복귀했다.
도전 정신이 강한 카즈는 1998/1999시즌에 낯선 크로아티아 리그 디나모 자그레브 클럽에 입단해 1시즌 동안 활약한 후 1999/2000시즌 교토 퍼플상가로 이적했다. 그 무렵 카즈는 팀 동료이자 후배인 박지성에게 큰 영향을 끼친 걸로 전해진다. 그후 카즈는 빗셀 고베-호주 시드니FC를 거쳐 현재 요코하마FC에서 현역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데 여전히 푸마 축구화를 착용하고 있다.
요즘은 카즈가 어떤 모델을 신고 뛰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과거에는 캥거루 가죽 축구화 보다는 소가죽 축구화를 더 선호했다. 또한 카즈는 6개짜리 알루미늄 재질로 된 교환식 스터드보다는 12개짜리 플라스틱 재질의 고정식 스터드를 고집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수중전 및 잔디에 물기가 많은 날에는 대부분 6개짜리 교환식 스터드 축구화를 신지만 카즈는 수중전에도 12개짜리 고정식 축구화를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