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퍼를 향한 K리거의 변함 없는 사랑
2010.10.15 17:16:08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성향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이번 2010 K리거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명제는 확실하게 들어맞았다. 상위권에서는 지난해와 크게 다른 점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변화의 씨앗도 분명히 보였다.

머큐리얼 베이퍼, 쉽게 넘볼 수 없는 이름
K리그는 여전히 머큐리얼 베이퍼가 점령하고 있다. 응답선수 중에서 머큐리얼 베이퍼를 신은 선수는 무려 45명에 이른다. 동생격인 슈퍼플라이까지 합하면 49명이다. 설문에 참가한 선수가 148명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공격수 축구화라는 공식도 깨졌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사랑을 받고 있다. 수비수들도 베이퍼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FC서울의 주장으로서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박용호도 머큐리얼 베이퍼를 애용하는 선수 중 하나다.

머큐리얼 베이퍼의 힘은 가벼움이다. 최근 경량성이 무엇보다도 우선되고 있다. 게다가 이 제품을 신으면 ‘축구화를 신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선수들도 있었다. 편한 축구화도 좋지만 뭔가를 기대하게 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즈노 내의 권력이동, 토탈 마니아 등장
2위는 지난해에 이어 미즈노 모렐리아 라인이 차지했다. 겉모습은 똑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변화가 있다. 지난해에는 모렐리아 웨이브가 인기를 끌었다면 올 시즌에는 모렐리아2같은 클레식 모델이 더 많았다.

머큐리얼 베이와 같은 축구화에 매력을 느끼는 선수들이 늘어난 반면에 아주 편안한 축구화를 찾는 선수들도 증가한 것이다. 모렐리아 웨이브 같은 중간형 모델 보다는 ‘맨발 감각’에 더 가까운 모델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벼운 축구화가 인기를 얻는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도 나왔다. 나이키 토탈90시리즈가 3위에 올라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토탈90시리즈를 신는 선수들은 축구화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대구의 골키퍼 백민철은 “토탈 시리즈가 가장 좋다”고 말했고, 같은 팀의 이슬기는 “가벼운 것 보다는 무거운 토탈이 더 좋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선수는 “킥 할 때의 임팩트가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아디제로의 비상
축구화의 종가 아디다스의 역작 F50아디제로의 비상도 눈에 띈다. 단번에 4위로 치고 올라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축구화’라는 수식어를 받은 탄력을 K리그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은 200g도 나가지 않는 가벼움에 마음을 빼앗겼다.

아디제로의 인기는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설문조사에서는 아디제로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선수들이 이후 아디제로를 신고 있는 모습이 <올댓부츠>의 눈에 포착되기도 했다. 강원의 김영후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좋다”고 극찬했다.

한편 지난 설문조사에서는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던 로또의 진입도 눈에 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끈 없는 축구화’ 제로 그라비티를 세 명의 선수가 착용하고 있었다. 또한 이탈리아의 디아도라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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