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축구화 한 켤레로 몇 주 혹은 몇 개월 정도를 신을까?
물품이 흔해진 요즘은 경기 때마다 새 축구화를 신는 선수들도 있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경기 용으로) 가까이 신는 걸로 알려져 있다. 물론 용품이 귀했던 과거에는 더 길었다. 짧게는 3, 4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신었다.
독일이 낳은 '축구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는 현역 시절 아디다스 축구화를 즐겨 신었는데 축구화를 오래 신는 걸로도 유명하다. 당시 독일 선수들이 축구화 한 켤레로 2~3개월 정도를 뛰었다고 하는데 베켄바워는 평균 1년, 길게는 1년 반 정도를 신었던 걸로 전해진다.
오랜 세월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한 베켄바워는 뻣뻣한 가죽의 새 축구화 보다는 길이 잘 들여져 있는 낡은 축구화를 선호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용품 담당 직원 말에 의하면, 베켄바워는 축구화 가죽이 찢어지면 꿰매고 또 꿰매서 더 이상 수선할 수 없을 때까지 신었다고 한다.
역대 최고의 리베로로 인정받고 있는 베켄바워는 청소년 시절까지 미드필더였다가 이후에 리베로로 포지션 변경을 했다. 그의 축구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리베로’라고 하는 혁신적인 포지션을 만들어낸 베켄바워는 최후방 수비수였지만 공격에도 적극 참여했고,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재미난 사실은, 베켄바워는 경기 중에 90%를 아웃 사이드킥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의 아웃 사이드킥과 아웃 프런트킥 능력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인데 특히 프리킥 때 오른발로 툭 찍어 차는 아웃 프런트킥 기술은 당시 유럽에서 어느 누구도 흉내내지 못했다.
또 한가지, 베켄바워는 경기 중에 헤딩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헤딩은 주로 스토퍼인 게오르크 슈발첸베크가 도맡아 했다. 신장 183cm의 슈발첸베크는 1974년 독일 월드컵 우승의 주역으로서 베켄바워와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대표팀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춘 당당한 체구의 스토퍼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인물은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루지만 ‘주장’과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건 베켄바워가 사상 처음이다.
베켄바워는 독일 출신 선수 가운데 최초로 A매치 100경기를 돌파한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