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축구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죠" (이정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의 간판 수비수로 우뚝 선 이정수(30, 알 사드)의 활약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바로 축구화. 그는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맞춤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축구화는 선수들의 단 하나뿐인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축구 선수가 다른 선수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곤 축구화 밖에 없다. 여기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선수들이 축구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정수의 최근 활약에는 축구화와 연관된 부분도 있다. 그는 최근 미즈노의 모렐리아UL이라는 모델을 신고 있는데 시판되는 제품과는 다른 특별 제작 제품이다. 이정수의 요구에 따라 제작된 특별한 축구화다.
급격한 방향 전환과 강력한 탄력을 원하는 수비수들은 SG(soft ground, 소위 쇠뽕, 미즈노는 SI라고 명명) 스터드를 즐겨 신는다. 접지력이 좋아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정수의 축구화는 기존 제품과 스터드 개수가 다르다.
기존의 모렐리아UL의 '쇠뽕' 모델의 스터드 숫자는 8개(발앞꿈치 6개, 발뒤꿈치 2개)이다. 하지만 이정수는 개인적으로 스터드 6개의 축구화를 선호해 이를 요청했고, 그의 요구는 축구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사이즈도 특이하다. 기성 제품은 5mm 단위로 출시된다. 하지만 이정수는 "내 발은 조금 애매하다"고 말할 정도로 한 사이즈에 딱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정수의 축구화는 27.25mm이다. 이정수는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외관도 조금 다르다. 뒤꿈치에 태극기가 새겨져 있고, 힐카운터(발꿈치를 감싸는 부분) 측면에 그의 번호 14번과 영문 이름(JUNG SOO)가 새겨져 있다. 여러모로 이정수만을 위한 특별한 축구화다.
이정수는 축구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함박 웃음을 지으며 직접 신고 있던 축구화를 벗어 보여줬다. 그는 "용품사에서 정말 배려를 많이 해줬다. 선수 입장에서는 축구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 축구화를 제작한 미즈노의 홍보 담당자는 "항상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이정수 선수가 맞춤 축구화에 만족감을 보였고, 또 다시 주문을 해서 생산에 들어갔다. 우리로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