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진행되면서 팀의 운명이 바뀌듯, 브랜드의 운명도 바뀐다. 선수들이 짐을 싸서 돌아갈 때 축구화도 포함되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각 브랜드의 축구화 숫자도 대회가 진행되면서 바뀌기 마련이다.
나이키는 가장 많은 선수들의 발에 자신들의 제품을 신겼지만, 대회의 흐름까지 주도하지는 못했다. 선두에서 출발했지만, 8강 이후에는 아디다스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푸마도 3위로 출발했다가 8강 이후에는 기타 브랜드에게 자리를 내줬다.
골키퍼 장갑 부문에서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졌다. 10개가 넘는 브랜드가 싸움을 벌였고, 나이키가 2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에는 골키퍼 용품으로 유명한 독일의 울스포츠(20%), 3위는 로이쉬(16%)가 올랐다.
개인상에서는 아디다스의 독주가 이어졌다. 대회 최우수 선수(골든볼)에는 아디제로를 신은 디에고 포를란이 올랐고, 브론즈볼의 주인공도 아디제로를 신은 다비드 비야가 됐다. 득점왕(골든슈)과 신인상(영플레이어)에도 역시 아디제로를 신은 토마스 뮬러가 주인공이 됐다.
다른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버볼을 수상한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만이 나이키 토탈 90 레이저3를 착용했다. 야신상을 수상한 이케르 카시야스는 리복 발데 프로 2 제품을 신었고, 리복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한편 팀 별로 브랜드 점유율을 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나이키를 가장 많이 착용한 팀은 어디일까? 바로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무려 78%가 나이키 축구화를 착용했다. 그 뒤로는 나이키의 고향 미국(73%)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이하 68%)가 뒤를 이었다.
아디다스를 가장 사랑한 팀은 아르헨티나(58%)다. 그 뒤로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56%), 아디다스가 태어난 독일(54%)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뉴질랜드에는 아디다스 제품을 신은 선수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편 일본(36%)은 푸마를 가장 애용한 나라가 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최근 8년간 벌어진 5개의 큰 대회에서 계속해서 접전을 벌였다. 나이키가 세 번을 승리했고, 아디다스는 두 번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