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화 시장과 한국 축구화 시장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자생력이다. 일본에는 아식스, 미즈노를 비롯한 자국 브랜드를 이외에도 나이키 재팬, 아디다스 재팬 그리고 푸마 재팬이 국내 상품을 직접 생산한다. 물론 한국보다 10배 정도 큰 시장을 바탕으로 한 것이겠지만,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올댓부츠>가 일본 출장에서 가장 집중한 부분도 글로벌 브랜드의 일본 지사였다. 어떻게 토착 상품을 만들게 됐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경쟁력을 갖췄는지 등등 많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아디다스 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아디다스 재팬을 취재할 길이 열렸다.
아디다스 재팬 본사를 찾아간 날, 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내리는 비를 뒤로하고 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가니 아디다스 본사 건물이 보였다. 건물 정면은 시원하게 뚫려 있었고, 전면이 유리로 돼 있었다. 투명 유리 뒤에는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대표팀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니폼이 전시돼 있었다.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 인터뷰 조율을 맡은 야마모토 켄 씨를 찾자 인상 좋은 사나이가 나와서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인터뷰 시간까지 기다려줄 것을 당부하면서 직원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내밀었다. 입장권을 받고 독자들에게 보여줄 요량으로 사진기를 들고 직원 매장에 들어서니, 문 앞 직원이 “NO PHOTO PLEASE”를 외친다.
시간이 그래도 조금 남아 대기석에서 기다리는데, 익숙한 기계가 눈에 띄었다. 바로 ‘위닝11’을 즐길 수 있는 게임기였다. 아디다스 재팬은 자국 대표팀의 공식 스폰서인만큼 게임에서도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기다리는 이들 중에서 누구도 게임을 즐기지 않았지만, 배려는 특별하게 와 닿았다.
약속 시간이 다가왔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한 책임자는 마사히코 소토무라 씨였다. 잘 생긴 일본 배우처럼 생긴 소토무라 씨는 진지하게 <올댓부츠>의 인터뷰에 응했다. 가끔 민감한 질문에는 주저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최선의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켄, 소토무라 씨가 문 앞까지 배웅을 나왔다. 두 사람은 대표팀 유니폼들이 전시된 곳에 이르러서 멋진 농담으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켄 씨는 “언젠가 이곳에 한국 유니폼도 전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토무라 씨의 인터뷰는 다음편에 연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