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화기행①] 카모, 세련된 축구 백화점
2010.02.24 22:12:41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멀티샵인 ‘카모(KAMO)’를 찾아 나선 것은 지난 2월 15일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의 짜릿한 역전승에 도취돼 있던 에디터는 쉬운 길을 몇 번이나 돌고 돌아서 신주쿠역 근처에 있는 카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모는 세련된 로고와 함께 인상적인 몸집을 과시했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매장에서는 그야말로 축구의 모든 것을 취급했다. 1층에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비롯한 많은 팀들의 유니폼과 용품, 2층에는 단체복과 가방 그리고 3층에는 축구화와 함께 어린이 용품이 구비돼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막 끝난 동아시아대회를 비롯해 J리그 그리고 각 리그에 대한 정보 그리고 관련 물품이 1층 가장 좋은 자리에 전시돼 있었다는 점이다. 축구 용품을 파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단에 대한 사랑과 정보까지 팔고 있었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이 축구 용품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물건이라는 사실은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시즌이 지난 물품들이 거의 50%의 할인율로 판매되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는 카모와 같은 멀티숍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아디다스나 나이키 매장에서도 할인이라면 고작 20~30%인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환율 때문에 가격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환율만 진정된다면 한국보다 조건이 좋았다.


일본이 축구 실력은 한국에 조금 떨어지지만, 축구 문화에 있어서는 선진국이었다. 일본의 거의 모든 축구 용품점과 마찬가지로 카모에서도 축구화 수리와 보관을 도와주는 물품을 판매했다. 솔과 가죽 보호 크림 그리고 신발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슈키퍼(sho-keeper)까지 여러 브랜드의 물품이 전시돼있다.

한번 제품을 구매하면 다시 파는 데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그리고 오래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장이라고 생각하니 정감이 갔다. 물론 카모도 영리를 생각하는 매장이지만 국내 스포츠 용품점과 비교하니 진정한 ‘축구 백화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도 이런 매장하나 있었으면’이라는 말이 계속 맴돌았다.


사족) 직업상 축구 용품에 무감할 수 밖에 없는 에디터의 마음을 흔든 물건이 있었으니 바로 파리 생제르맹의 트랙탑이었다. 직원이 입고 있길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거 어디있나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확실한 발음의 영어 한 마디, “Sold-out. Sorr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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