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용될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말 아디다스는 독일 샤인펠트 소재한 아디다스 축구연구소에 전세계 미디어를 초청해 '아디다스 테크놀로지 데이'를 개최하고 디자인과 과학의 결정체인 자블라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댓부츠>도 이 자리에 참석, 올해 아프리카 대륙 남단에서 벌어질 지구촌 축구 축제에서 뜨거운 매개체가 될 자블라니의 비밀을 파헤쳤다.
자블라니(JABULANI)=축하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영어와 아프리칸스어를 비롯해 총 11개 공용어가 존재한다. 이들 중 줄루어(isiZulu)는 인구의 25% 즉 1,000만 명이 사용하는 공용어로서, 앞서 언급한 유럽계 언어를 제외하면 인구 비례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이었던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과 더불어 공용어로 채택됐다. 자블라니(JABULANI)는 이 줄루어에서 비롯됐다. 그들 말로 '축하하다'라는 의미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열리는 2010년 월드컵을 축하하며, 세계를 하나로 화합시키는 월드컵의 뜨거운 열정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수의 아프리카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공인구의 이름으로 결정된 것을 축하한다는 뜻이 있기도 하다.
#2. 아프리카 소녀가 준 디자인 영감
자블라니의 디자인은 2007년 10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만 2년에 걸쳐 완성된 결과물이다. 디자인의 핵심 작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 아디다스 디자인팀은 2007년에 약 2주 동안 공인구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축구화 디자이너까지 동행해 아프리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감을 얻고자 했다. 길거리 상점과 레스토랑에서 현지인들을 만난 것은 기본. 그들은 현지 남아프리카공화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인구 디자인 대회를 개최하기까지 했다. 대회에 입선한 작품 모두가 이번 자블라니에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1등을 차지한 여학생의 작품의 경우 디자인 측면에서 상당 부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블라니에 등장하는 11가지의 컬러와 선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1개의 공식 언어와 11개의 부족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11명의 축구 선수와 11번째 공인구를 의미한다. 특히 지난 40년간 출시된 공인구들에 비해 유난히 밝은 흰색을 쓴 것은 아디다스 본사의 수석디자이너 토마스 비게의 의견을 따른 것이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본 흰색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였습니다. 강렬한 햇빛 아래 흰색의 대비 효과가 굉장해서 특히 흰색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라며 흰색을 사용한 배경을 설명한다.
또, 흰 바탕 위의 네 개의 삼각형 모양은 아프리카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서, 요하네스버그 싸커 시티 스타디움의 외관과 같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채로움을 상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