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을 상대로 후반 45분 동안 다섯 골을 터트리며 팀의 9-1 대승을 이끈 토트넘의 스트라이커 저메인 디포(26)가 폭발적인 득점력의 비결을 공개했다. 바로 축구화와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
디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위건과의 홈 경기에서 홀로 다섯 골을 터트렸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한 경기 개인 최다 골 타이 기록으로 1995년 앤디 콜(당시 맨유)과 1999년 앨런 시어러(당시 뉴캐슬)가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하루 만에 다섯 골을 몰아치며 득점 1위에 오른 디포는 잇단 골에 본인도 머쓱했는지 경기 중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과거 교통사고로 후각과 안면 근육을 다치는 바람에 표정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해리 레드납 감독조차도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을 정도.
경기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디포는 몰아치기에 관한 몇 가지 비밀을 공개했다. 우선은 축구화였다. A매치를 끝내고 토트넘에 복귀한 디포는 당초 새로운 녹색 축구화를 신을 예정이었다. 경기 전 워밍업 때까지만 해도 녹색 축구화를 신었었다. 그러나 코치인 클라이브 알렌이 “길들이지 않은 새 축구화는 불편할 것이다”라며 경기 시작 전 예전의 축구화를 신을 것을 조언했다.
디포는 알렌 코치의 조언대로 전에 신던 핑크빛이 도는 은색 축구화로 갈아 신은 뒤 경기에 나섰고 후반에 놀라운 골 감각을 발휘했다. <데일리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디포는 “알렌 코치의 얘기대로 한 덕분에 다섯 골이나 넣은 것 같다”라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알렌은 1986/1987시즌에만 49골을 터트린 토트넘의 전설이다. 80년대 최고의 공격수인 알렌과 평소 훈련 때도 득점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디포는 유투브를 통해 스승의 골 장면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하나는 축구 게임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마니아로 유명한 그는 하루에도 수 시간씩 비디오 콘솔을 갖고 축구 게임을 즐긴다. 경기 전에도 휴대용 게임기에 빠졌다가 코치들로부터 지적을 받을 정도. 비디오 게임을 하게 되면 토트넘이나 잉글랜드 대표팀을 골라 자신을 최전방에 세운다고 고백한 디포는 “축구 게임을 하면서 실제 상황을 상상해 본다. 다섯 골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나 가능한 일인줄 알았는데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