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득점왕을 차지한 살바토레 스킬라치. 사실 그는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가 아니었다.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는 지안루카 비알리와 안드레아 카르네발레 였는데 대회 초반부터 두 선수가 부진하면서 스킬라치가 기회를 잡았다. 비치니 감독은 전격적으로 그를 기용했고, 스킬라치는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조별 예선 첫 경기인 오스트리아전에서 74분에 카르네발레와 교체 되어 들어간 스킬라치는 교체 투입 3분 만에 결승골을 넣었고, 세 번째 경기인 체코전부터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돼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전까지 연속 골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와의 3위 결정전에서도 페널티킥을 성공 시키는 등 팀의 2대1 승리에 공헌하며 총 6골로 대회 득점왕에 등극했다.
전형적인 골게터인 스킬라치는 이탈리아 월드컵을 통해서 세계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는데 이 대회에서 스킬라치가 신은 축구화는 이탈리아제 크로노스(Kronos)였다. 스킬라치 덕분에 비주류 메이커인 크로노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크로노스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된 것은 4년 후인 94년 미국 월드컵이었다. 이 대회에서 불가리아의 슈퍼스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가 크로노스 축구화를 신고 맹활약하면서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다.
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불가리아는 세계적 공격수 스토이치코프를 중심으로 매 경기 화끈한 공격력을 펼치며 4강까지 진출했다. 스토이치코프는 독일과의 8강전에서 환상의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는 등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총 6골로 러시아의 올레그 살렌코와 함께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스토이치코프가 신었던 축구화는 소가죽(Calf) 제품이었고, 모델명은 Stoitchkov Top이었는데 혀 부분에 'Stoitchkov Top'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크로노스 축구화를 신은 선수들이 2회 연속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다는 것은 크로노스사로서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크로노스 축구화는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가죽이 매우 부드럽게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로노스는 스토이치코프를 비롯한 세계적 선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들의 조언을 반영해 질 좋은 축구화를 생산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90년대 SERIE-A 우디네세, AS로마 등에서 명성을 날린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 아벨 발보도 크로노스 애용자 가운데 한 명이다.
필자인 김유석은 어린 시절 수없이 효창 운동장 담벼락을 넘었던 진정한 사커 키드다. 모두 대통령을 꿈꾸던 시절 홀로 차범근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이가 바로 그다. 축구를 풍성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