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하는 경기에서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기한 힘들다. 물론 머리를 물들이는 방법도 있지만, 지구에 인구가 많은 만큼 어디서도 튈 수 있는 색상은 드물다. 하지만 요즘 축구화 자수 시장이 유럽에서 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선수들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름만 새겨넣던 선수들이 점점 자신을 표현하기에 이르고 있다.
지금부터 한국의 김병지 선수로 부터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까지 미쳐 알지 못했던 축구화의 세계로 날아가보자.
김병지 선수는 현역 최고령이다. 그리그 K-리그 사상 초유의 500경기 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결장없이 뛰면 이 기록은 이뤄진다. 그는 축구화에도 이런 염원을 담았다. 그는 'GO 500'이라는 문구를 직접 써 넣으며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이 사진을 보며 문뜩 생각이들었는데 그에게 멋진 자수가 담긴 축구화를 하나 선물해야겠다. 한국 축구의 전설에게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뜻 있으신 분들은 돈을 모읍시다!)
선수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하늘을 향해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머니의 1주기를 맞아 축구화에도 어머니의 존재를 각인했다. 그는 한쪽에는 자신의 딸인 루나(LUNA)를 새기고, 안쪽에는 엄마(MUM)이라는 글자를 넣었다. 램파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간미를 보여준다.
선수들은 자신의 신념을 말 없이 웅변하기도 한다. 카카는 독실한 신자로 알려져 있는데, 잉글랜드에는 애런 레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축구화에 '하나님은 사랑(GOD IS LOVE)'를 수놓았다. 예상치 못한 문구지만 밉지 않다. 그리고 새롭다.
데이비드 베컴은 한국에 왔을 때 태극기 축구화로 유명해 질만큼 자수에 관심이 많은 선수다. 그는 네덜란드와의 친선 경기가 열렸을 때 힐컵에 한 쪽에는 잉글랜드 국기를 다른 한 쪽에는 네덜란드 국기를 새기는 감각을 과시했다.
미하엘 발락은 가정적인 남자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의 축구화를 보면 된다. 그는 자신의 축구화 혀(텅)에 루이스, 에밀리오, 조르디라는 이름을 수 놓았는데, 이것은 그의 아이들 이름이다. 일견 거칠고 무뚝뚝해 보이는 발락도 어쩔 수 없는 한 가정의 아버지였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카를로스 테베스는 자신의 이름과 별명을 새겨 넣었다. 파브레가스는 세스크(CESC)를 카를로스는 칼리토스(CARLITOS)를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