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세계를 관통하는 '3의 법칙'
2009.05.04 18:02:38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축구화를 모두 일목요연하게 분류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축구화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3의 법칙’을 알고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적어도 '80점' 정도는 맞을 수 있다. 무슨 뜬구름 잡는 얘기냐고?

먼저 스터드부터 시작하자. 축구화 스터드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요즘에는 TF, VT, TT, MG 스터드도 예외적인 제품군도 출시된다) 일단 SG(SOFT GROUND). SG는 주로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 재질의 금속스터드로 일명 ‘쇠뽕’이라 불리고 접지력이 가장 우수하며, 부드럽고 무른 잔디 운동장에 적합하다. 급격한 방향 전환을 해야하는 골키퍼들은 거의 이 '쇠뽕'을 착용하고, 수중전에서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필드 플레이어들도 사용한다. SG 축구화를 신고 맨땅에서 축구를 하면 발목에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다음은 FG(FIRM GROUND). FG 스터드는 플라스틱소재로 길고 얇다. 이는 조금 단단한 잔디 운동장과 무른 흙운동장에 적합하다.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터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HG(HARD GROUND)스터드는 가장 굵고 짧다. 학교 운동장과 같은 단단한 표면에 적합한 스터드로 일반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다. FG 축구화를 신고 거친 맨땅을 누빈 후, ‘왜 이리 스터드가 빨리 닳아. 불량품이구만!’이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당장 HG 축구화로 갈아 신으시라.

다음은 축구화의 등급을 살펴보자. 21세기 들어 출시된 축구화는 거의 3등급(상급, 중급, 하급. 물론, 한 등급만 나오는 축구화도 있다)의 모델을 가지고 있다. 3등급의 모델들은 거의 비슷한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차이를 가지고 있다. 상급 모델은 그야말로 최고의 제품. 최적의 경량성을 갖추고 소재도 가장 좋다. 가끔은 밑창의 생김새가 다른 경우도 있다. 물론, 가격의 차이도 있다. 중급, 하급 모델은 앞서 언급한 기능이 조금 떨어진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선수들은 거의 최상급 모델을 착용한다.(리오넬 메시는 중간 모델을 착용하기도 한다) '전차 대장' 미하엘 발락이 유로 2008 에서 신고 나왔던 축구화는 아디다스의 ‘프레데터 파워스워브’다. 파워스워브는 상급 모델이고, 중급 모델로는 엡솔리온 파워스워브, 하급 모델은 엡솔라도 파워스워브다. 잉글랜드의 축구신동 웨인 루니가 착용하는 나이키의 TOTAL 90 레이져는 TOTAL 90 스트라이커와 TOTAL 90 슛이라는 하위 모델을 가지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만 그런 것 아니냐고? 의심 많은 분들을 위해 푸마의 예를 들어보자. 첼시의 니콜라 아넬카가 신는 모델은 V1.08이다. V1.08은 V3.08, V5.08이라는 하위모델을 가지고 있다.

자, 이제 신기한 ‘3’의 나라 종착역에 도착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축구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흐름을 함께 둘러봤다. 복잡해 보이던 축구화의 세계가 한결 간편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하지만,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방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광활한 축구화 대륙을 횡단하려면 끝없는 호기심과 학습이 필요하다. 이 시간에도 새로운 축구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내용에 들어맞지 않는 ‘예외적인’ 축구화도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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