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가죽은, 가죽 자체가 스스로 변화되어 인간의 발에 적응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화 특히 축구화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천연 가죽 중에서 축구화 재료로 애용되는 것은 캥거루 가죽과 소 가죽(카프, 킵, 스티어)이다.
고급 축구화에 주로 쓰이는 캥거루 가죽의 특징은 대단히 얇고 가벼우면서 부드럽다는 점이다. 게다가 마찰력이 강하고 질기기까지 해, 각 메이커 톱모델은 대부분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미즈노, 푸마 등 거대 스포츠 브랜드들도 이 때문에 캥거루 가죽을 가공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여전히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캥거루 가죽에도 단점은 있다. 강하고 질긴 것은 사실이지만 소 가죽에 비해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많은 동호인들이 캥거루 가죽의 장점을 알면서도 쉽게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격대비 내구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캥거루 가죽도 강력해지고 있지만 역시나 아직은 ‘귀한 몸’이다.
캥거루 가죽 외에 소 가죽도 많이 사용된다. 소 가죽은 ‘캥거루 가죽에 비해 탄력도 떨어지고 두껍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부쩍 좋아진 모습이다. 특히 푸마 킹XL에 쓰인 소 가죽은 웬만한 캥거루 가죽을 넘어선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캥거루 가죽은 한 종류인 반면에 소 가죽은 3종류로 나뉜다. 소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나뉜다.
* 카프(Calf)
소 가죽 가운데 캥거루 가죽 소재에 가장 가까운 것이 '카프'다. 생후 6개월 이내의 송아지로 만든 가죽인데, 표면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하면서 탄력성이 좋은 걸로 알려져 있다.
* 킵(Kip)
생후 6개월~2년 정도 된 소의 가죽이다.
* 스티어(Steer)
생후 3개월~6개월 이내에 거세(去勢)된 2살 이상의 수소로 만든 가죽이다.(‘Steer’의 사전적 의미는 ‘거세우(去勢牛)’)
천연 가죽 축구화의 장점은 꼽자면 신으면 신을 수록 발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기성(通氣性)이 좋고, 내구성(耐久性)도 뛰어나다. 단점으로는 변형이 빨리 되고 물에 약하다는 건데, 천연 가죽 축구화를 신고 수중전을 치렀을 경우엔 이후에 정성 어린 손질이 필요하다. 하지만 잘 만 어루만져주면 ‘나만의 축구화’가 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하겠다. 최근 신소재 축구화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축구 선수들이 천연 가죽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