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한국 축구화의 추억 그리고 역사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에는 시장표 축구화의 인기가 대단했다. 그 중에서 최고의 제품은 ‘월드컵’과 ‘재규어’였다. ‘월드컵’은 검정색 인조 가죽에 흰색 마크, 흰색 줄, 검정색 고무 창으로 된 제품이었는데 당시 월드컵 축구화를 신으면 학교에서 어깨가 으쓱해질 정도였다.(그 때 나온 월드컵 축구화는 W마크가 아니었다.) ‘월드컵’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축구화가 ‘재규어(Jaguar)’다. 배진경 기자의 기사(\'어린 황선홍의 소중한 축구화\')를 보면 황선홍 감독이 \"축구화를 처음 신었을 때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해요. 아버지가 사주신 첫 축구화는 \'자가\'라는 시장표 축구화였어요.\"라고 말을 했는데 황선홍 감독이 말한 \'자가\'가 바로 재규어다. 재규어는 월드컵 축구화 보다 무광택의 검정색 인조 가죽에 흰색 줄이었고, 마치 재규어가 뛰는 모습의 흰색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현재 미즈노 디자인과 비슷하다.) 월드컵-재규어의 반응이 좋자 박스컵, 킹스컵 등의 시장표 축구화가 연이어 등장했으나 월드컵-재규어를 능가하지 못했고 이후에 생산된 우남 축구화가월드컵-재규어 보다 질이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우남은 검정색 가죽에 흰색 마크, 흰색 줄로 된 축구화였는데 프로스팩스와 비슷한 마크였다.(참고: 박스컵(Parks Cup)은 당시 국내에서 매년 개최된 박정희 대통령배 국제축구 대회를 의미하는 것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필자는 틈만 나면 효창구장에 담을 넘어 들어가 경기를 관전했는데 선수들이 신고 있는 축구화를 보니 대부분 검정색 줄이었다. 그걸 알게 된 필자는 축구화 줄을 검정색으로 교환해서 신었다. 박항서 감독을 비롯한 여러 축구인들이 언급한 서경(西京)-정신(正信) 축구화는 정확히 말하면 ‘선수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식 축구부 학생들과 성인들(조기 축구 아저씨들)이 주로 신었다. 월드컵과 재규어 축구화는 시장 신발 가게에서 팔았고, 정신과 서경 축구화는 체육사에서 팔았는데 서경과 정신은 초등학생들 발에 맞는 작은 사이즈를 많이 생산하지 않았던 터라 동네에 있는 체육사에서는 구입이 어려웠고 동대문 운동장 근처 대형 체육사에 가야 구입할 수 있었다. 값은 당연히 서경-정신 축구화가 월드컵-재규어 축구화 보다 비쌌다. 그 무렵 서경 축구화의 인지도는 독보적이었다. 조기 축구 아저씨들 80% 이상이 서경 축구화를 신었을 정도니까. 당시 서경 축구화는 가죽 제품 보다 쎄무로 된 제품을 많이 생산했는데 그 중에서 검정색 쎄무에 초록색 라인이 새겨진 디자인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서경 축구화의 특색 중 하나가 혀 부분이 ‘진짜’ 선수들이 신는 독일제 아디다스와 일제 아식스 축구화처럼 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검정색 뿐 아니라 파란색 세무로 된 축구화도 생산이 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서경 축구화가 시대를 앞서간 듯하다. 정신 축구화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서경 축구화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신의 경우엔 축구화 뿐 아니라 복싱화도 생산을 했다. 한국 프로 복싱사에 한 획을 그은 前WBA플라이급 세계 챔피언 \'작은 거인\' 김태식이 현역 시절 빨간색 슈즈를 신었는데 그 슈즈가 정신에서 만든 제품이었다. 덧글: 80년대 중반까지,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축구인들 조차도 축구화 밑(바닥) 부분을 ‘스터드(Stud)’라고 하지 않고 \'뽕\' 혹은 \'찡\'이라고 표현했다. 필자의 기억에 \'스터드\'란 단어를 팬들에게 각인시킨 축구인이 이우현 선생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을 지낸 이우현 선생은 80년대 중반 MBC 축구 해설위원을 역임했는데 그 무렵 중계 때 “오늘은 비가 내리기 때문에 잔디가 미끄럽다. 이럴 때는 선수들이 고무 스터드가 아닌 알루미늄 스터드 축구화를 신는 게 훨씬 낫다“는 등의 해설을 해준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우현 선생은 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도 MBC 해설위원을 담당했다. 필자인 김유석은 어린 시절 수없이 효창 운동장 담벼락을 넘었던 진정한 사커 키드다. 모두 대통령을 꿈꾸던 시절 홀로 차범근이 되겠다고 결심했던 이가 바로 그다. 축구를 풍성하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10월12일

[1 on 1] 염기훈, "축구화 선택? 무조건 많이 신어봐!"

이제부터 여러분의 질문을 안고 가 직접 선수들을 찾아 갑니다. 두 번째 1 on 1인터뷰 대상은 ‘염긱스\' 염기훈 선수 입니다. 는 울산에서 차츰 완벽한 기량을 찾아가고 있는 염기훈 선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는 앞으로 여러분의 궁금증을 안고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질문을 던질 예정입니다. 원하는 선수와 질문을 보내주시면 참고 하겠습니다. likethewind@naver.com)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됐나? 중학교에 진학해서 보니 그 학교에 축구팀이 있어서 내가 먼저 축구부 감독님을 찾아가 축구를 시켜달라고 부탁 드렸다. 다른 아이들은 축구부에서 먼저 와서 데려갔는데, 난 내가 먼저 찾아간 것이다. 무턱대고 졸라댔고, 감독님께서도 한번 해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다. 개인 종목이 더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한달 동안 울며 불며 빌었다. 첫 축구화는 뭐였나? 중학교 때 키카가 첫 축구화였다. 난 축구하기 전에 근대 2종(수영, 마라톤) 선수였다. 그래서 중학교에 근대 2종 특기자로 올라갔는데, 사실 난 축구를 정말 하고 싶었다. 예전에 유공, 전남에서 뛰었던 김기선이란 선수 형이 바로 앞집에 살고 있었는데, 그 형을 보면서 축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 축구를 하겠다고 조르던 시절에 아버지가 갑자기 자기랑 어디 좀 같이 가자고 하셨다. 어디 가냐고 물어도 말씀을 안 해주셨다. 막상 따라갔는데, 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축구화 가게 안으로 들어가 “네가 마음에 드는 축구화 골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키카의 정확한 제품명은 생각이 안 나지만, 어쨌든 내가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사와서는 너무 좋아서 머리맡에 두고 잤다. 축구화를 고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지금 축구화를 고르는 방법은 일단 무조건 많이 신어보는 것이다. 지금 용품 계약이 되어있는 푸마 제품은 처음에는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자꾸 신어보니까 지금은 익숙해졌다. 운동하면서 사실 푸마를 처음 신어봤는데, 지금 보면 상당히 잘 나오는 것 같다. 선수들은 축구화를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염기훈 선수는 얼마나 소비하고 있나? 지금 축구화는 한 달에 2~3족 정도 소모하는 것 같다. 경기용과 연습용을 따로 관리하는데, 축구화 한 족으로 2~3경기 뛰고 연습용으로 돌린다. 물기를 많이 먹으면 가죽이 좀 변하기 때문에 그 이상 사용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축구화가 있으면 5경기까지 사용할 때도 있다. 일반인에 비해서 축구 선수들이 축구화를 많이 소비하는 정확한 이유는 뭔가? 사실 축구선수들은 경기를 뛰고 나면 가죽이 많이 늘어난다. 헐렁해져서 축구화 안에서 자기 발이 돌아다닌다는 느낌이 나면 정말 신경이 엄청나게 쓰인다. 턴하는 동작이나 공 잡으려고 서려고 하는데 발이 축구화 안에서 돌아가버리고 하면 난감하다.

09월25일

'앙숙' 푸마와 아디다스, 60년만에 손잡아

이에 아디다스 최고경영자인 허버트 하이너는 ““아디다스는 푸마와 함께 ‘피스 원 데이’ 행사를 후원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스포츠가 세계인들을 하나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을 굳게 믿고 있다. 스포츠는 역사적으로 이미 수없이 세계인들에게 화합에 도움을 주었고, 우리는 스포츠 속에서 찾아낸 퍼포먼스, 열정, 팀웍, 페어플레이와 같은 긍정적인 가치들을 굳게 지켜나갈 것이다”고 화답했다. 이런 기치아래 양 사는 9월 21일 대대적으로 ‘피스 원 데이’ 행사를 치렀다. 푸마와 아디다스 직원들은 축구경기를 펼쳤고, , ‘피스 원 데이’의 창설자이자 영화 ‘피스 원 데이’의 감독이기도 한 제레미 길리(Jeremy Gilley)감독의 신작인 ‘평화 이후(The Day after Peace)’를 관람했다. 피스 원 데이(PEACE ONE DAY)란? ‘피스 원 데이’는 제레미 길리(Jeremy Gilley)가 휴전과 비폭력을 위한 연례행사를 만들기 위한 영화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2001년에 피스 원 데이는 UN총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UN회원국들에게 국제적인 휴전과 비폭력을 위한 제안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피스 원 데이’는 국제적으로 매년 9월 21일이며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peaceoneday.org에서 찾을 수가 있다.

09월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