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을 사랑한 남자들

“안정환 선수는 발의 아치(arch)가 높아요. 상대적으로 갑자기 치고 나가는 순발력에서는 약할 수도 있죠. 하지만 강력한 건(중족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속도가 붙으면 무섭죠.” 첫 만남의 긴장을 풀기 위해 가 꺼낸 주제는 대표팀에 깜짝 복귀한 안정환이었다. 그저 가볍게 분위기를 데워볼 요량으로 던진 질문이었건만 돌아온 것은 ‘발 전문가’의 견해였다. 특수 인솔(깔창) 업체 ‘PJ TUNE’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호 대표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속도를 냈다. 그는 박지성까지 예로 들면서 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실 박지성 선수는 온전한 의미의 평발이 아닙니다. 워낙 많이 뛰다 보니 발이 무너진 것이죠. 제가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과 축구화 라스트(모형)을 보고 얻은 결론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빨리 특수 인솔을 만났다면 부상을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조금 당황한 의 얼굴을 보고 조금은 미안했는지, 동석한 송정규 대리가 발의 중요성과 특수 깔창이 왜 등장할 수 밖에 없었는지 조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했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달리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발을 딛지 않고 하는 운동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발이 제 기능을 못하면 힘들어지는 겁니다. 체력 소모가 커지거나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수 있어요. 특히나 선수들은 격렬한 움직임 때문에 발의 퇴화 속도가 빠릅니다. 특수 인솔은 원래 발이 해야 할 몫을 되찾아주고, 더 좋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에서는 특수 인솔의 제작이나 착용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유럽과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키와 러닝과 같은 개인 운동부터 축구화 농구와 구기 운동까지 광범위한 선수들이 특수 인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외국에 비해서는 미비하지만 국내의 스키 종목에서는 꽤 활성화가 돼 있다. 송정규 대리도 스키 부츠에 넣을 특수 인솔을 맞추기 위해 ‘PJ TUNE’을 찾았다가 관심을 가지게 됐고, 결국 입사하게 된 경우다. 독자들이 알만한 선수들 중에서도 특수 인솔을 사용하는 이들이 꽤 있다. 21세기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을 비롯해 거의 모든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이 ‘SIDAS’의 특수 인솔을 이용하고 있고, 21세기 프랑스 리그 최고 명문 구단 올랭피크 리옹의 선수들과 브라질산 ‘외계인’ 호나우지뉴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축구 선수 이외에도 암을 이겨낸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과 PGA 상금 랭킹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 프로 골퍼들도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 특수 인솔을 착용한다. 사실 ‘PJ TUNE’이 경기력 향상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사용자들의 건강한 생활이다. 발은 운동의 중추이기 전에 작은 신체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맞춰 신는 것이 아니라 기성화를 구매해서 신기 때문에 누구나 조금씩은 발에 문제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송 대리는 “특수 인솔이 이러한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발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발이 좋은 발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아치가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죠. 선천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원래 자기가 갖고 태어난 발이 이상적이에요. 처음에는 몸의 균형도 이상적이고 모든 것이 정상인데 조금씩 퇴화되는 겁니다. 그래서 발에 관련된 부상이 많습니다. 발만 제 기능을 하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선수들이나 일반인들이나 발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자신이 발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신발을 선택하고 운동을 하는 거죠.” 특수 인솔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에게 판매뿐 아니라 상담을 해주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발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듣고 문제점 분석을 함께하면 발에 대한 중요성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오른쪽 발목에 이상을 가지고 있었던 에디터도 직접 정밀 측정을 받고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낼 수 있었다. 오른쪽 발목이 안쪽으로 조금 무너졌기 때문에 걷거나 무릎을 굽히면 몸이 바깥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송 대리는 커스텀 인솔(발에 맞도록 완벽하게 제작된 깔창)을 권했다.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바로 구매를 결정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특수 인솔은 교정과 보완 기능과 함께 치료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제품도 두 가지로 나뉜다. 쉽게 나누자면 스포츠와 일반 생활을 돕는 ‘컨퍼머블(CONFORMABLE)’과 의학적 용도로 쓰이는 ‘포디아텍(PODIATEC)’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특수 인솔이 인기를 얻으면서 컨퍼머블 뿐만 아니라 포디아텍도 점점 수요를 늘려가고 있다. 유럽 의학계에서는 포디아텍의 효능을 인정했고, 포디아텍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들을 위한 강좌까지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족부외과, 즉 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인데 이들을 ‘발 전문가(풋 스페셜리스트)’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포디아트리 과정은 없지만, ‘SIDAS’의 한국 대행사인 ‘PJ TUNE’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수료하면 수료증을 받고 컨퍼머블을 제작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송 대리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발 전문가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커리큘럼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4~5가지 교육을 받게 됩니다. 발에 관한 이론과 제품 교육 그리고 맞춤과 기성품에 대한 교육 등이 있어요. 이론과 실습 교육을 포함해 약 한 달 정도 교육을 받고,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을 습득하면 수료증을 드립니다. 분명히 앞으로 특수 인솔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겁니다.” (: PJ TUNE 은 주로 스키나 개인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고, 축구 쪽은 \'SH 컴퍼니\'가 책임지고 있다)

05월18일

김동진, '베이퍼를 고집하는 이유는...'

제가 칼발인데 베이퍼를 신으면 발에 딱 맞고 가벼우니까 스피드를 내는데 도움이 돼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걸 신으면 더 빨리 보이기도 하고요. 나이키와 계약한 뒤 지금까지 베이퍼만 신었어요. 나이키의 다른 모델을 신고 축구를 한 적이 없죠. 그리고 다른 모델은 제게 어울려 보이지 않아요. (웃음) 예전에 한 번 에어줌이랑 토탈을 신어봤는데 주위에서 전혀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베이퍼의 생김새가 얇고 날렵한데 덩치 큰 선수가 신으면 안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드는 것과 비슷해요. 베이퍼 외에는 발에 잘 맞지도 않고요. 베이버는 제 발을 안에서 딱 잡아주는데 다른 모델은 발이 안에서 노는 듯한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축구화는 못 신을 것 같아요. 이번에 슈퍼플라이2를 신는데 아마 K-리그에서는 저만 신을 거에요. 슈퍼플라이2는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이지만 매우 가벼워요. 신축성도 좋고 제 발에 편한 축구화에요. 그런데 슈퍼플라이2는 기존 베이버 모델보다 밑창이 약간 얇아요. 다른 선수들 얘기를 들어봐도 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움직일 때 돌아서는 동작에서 이전 모델보다 미끄러운 느낌이 있어요. 경기하다 미끄러진 적도 있죠. 이 기회를 빌려 저만의 축구화 관리 노하우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 축구화를 쇠창과 고무창을 번갈아 신어요. 제가 새 축구화를 받으면 세 경기 정도 신는데 한 축구화로 세 경기를 연달아 뛰지는 않아요. 경기에 따라 쇠창과 고무창을 번갈아 신으면 그만큼 오래, 탄력 있게 신을 수 있거든요. 물론 운동이나 경기가 끝나면 창까지 깨끗하게 닦는 것은 필수죠.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축구화요? 베이버만 꾸준히 신고 있지만 전 축구화는 무엇보다 발이 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포지션 때문인지 크로스나 중거리슛을 할 때 발등에 제대로 맞는 축구화가 최고의 축구화라 하겠네요.

05월18일

김병지 500경기 기념 유니폼 낙찰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의 500경기(2009년 11월 1일 전북전) 출전 기념 사인 유니폼이 23만 3천원에 낙찰됐다.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올댓부츠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나눔 경매’가 끝났다. 한 달 간의 경매 끝에 김병지의 사인 유니폼을 낙찰 받은 이는 서울 반포동에 살고 있는 박상욱 씨다. 박상욱 씨는 “나도 축구를 했고, 골키퍼를 맡았다. 김병지 선수가 데뷔했을 때부터 팬이었다”면서 “사실 (김병지가) 500경기 출전을 달성하는 현장에 가보고 싶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렇게 기념 유니폼이 나와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이 입찰을 많이 했다.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을 좀 했는데 이렇게 받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김병지 선수가 어려운 분들을 돕는 일에 열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일에 도움을 보탤 수 있어서 두 배의 기쁨”이라고 말했다. 박상욱 씨는 “액자를 해 놓을지, 어떻게 기념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받은 다음에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욱 씨는 재미있는 이력을 밝히기도 했다. 패배에 찌든 서울대 축구부는 2004년에 기념비적인 1승(18년 만에)을 거뒀는데, 당시 박상욱 씨가 주장 맡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11년전 직접 김병지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05월18일

[인터뷰] 아디다스 재팬의 힘, "MADE FOR JAPAN"

축구화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 축구화 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어느 정도 인가? 도매가로 약 250억 엔(약 3144억 원)정도의 시장이다. 확실한 순위는 잘 모르지만 아마 전세계 적으로도 5위 안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축구화 시장의 화두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 고객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것은 착용감과 경량성이다. 또한 남들과 조금 다른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디다스는 가장 무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자체 제작 상품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이 없나? 특별히 무겁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경량성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발매된 파티쿠X는 시장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즈노, 아식스 같은 브랜드들도 ‘일본인을 위한 축구화’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활발하게 제품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나이키도 일본 현지에 맞는 스터드를 단 축구화를 내놓고 있다. 아디다스 재팬 상품들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는 이유는 뭔가? 지금까지는 일본 내의 시장에만 집중해왔다. 판매도 그랬다. 하지만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세계 시장 진출도 생각해볼 것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누구인가?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개인 의견임을 감안하고 들어달라. 나이키가 가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키는 대외적인 이미지도 좋은데다가 최근에는 일본 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05월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