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아닌 계약해지' 첼시, 무리뉴 자존심 지켰다
2015-12-18   /   추천   park1203(wieogo1212)

[스포탈코리아] 김다솔 기자=첼시의 모든 관계자들은 팀에 지대한 공헌을 한 주제 무리뉴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첼시- 

누구보다 특별한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48) 감독이 2015년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2015/16시즌 그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안타깝게도 주제는 그의 거취와 관련된 ‘경질설’이었다. 무리뉴는 어디 있든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며 당당한 모습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그는 첼시와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하며 팀을 쓸쓸히 떠났다. 

그가 팀을 떠나야 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현재 리그 16위에 위치했으며 좀처럼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 잠시 부진할 때 만해도 ‘단발성’의 부진이려니 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조성됐고 결국 지금 이 시점까지 이르게 됐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첼시와 무리뉴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상호 합의하에 이별을 택했다. 최근 흐름을 파악했을 땐 ‘경질’과 다름없다. 그러나 첼시는 무리뉴 감독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첼시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구단을 위해 힘쓴 ‘전 감독’을 존중했다.

 

무리뉴가 첼시로 오기 전

무리뉴는 과거 2002년~2004년 FC 포르투를 이끌며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 부임 첫해 ‘작은 트레블’을 달성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포르투는 2002/03시즌 리그, 리그 컵, UEFA 컵(현 유로파리그)를 모두 석권했다. 

무리뉴 감독은 2003/04시즌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명장 대열에 합류할 준비를 시작했다. 무리뉴는 탄탄한 전력으로 무장했던 대형 클럽들을 하나둘 격파하며 결승까지 안착했다.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 중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6강에서 물리친 장면은 기억할 만하다. AS 모나코와의 결승전에서 포르투는 3-0 완승을 거두며 대회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 모습에 크게 감명받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무리뉴에게 호감을 표했고 무리뉴는 첼시 감독직 수락이라는 대답으로 화답했다. 

 

 

‘스페셜 원’의 시작

“나를 거만한 사람이라고 부르지도, 다른 감독과 비교하지도 말라. 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이다. 따라서 나는 특별한 사람(Special One)이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 부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포부다. 보통 사람이라면 생각지도 못 할 발언이었지만 무리뉴는 능력으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졌다. 

무리뉴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04/05시즌 팀에게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이란 선물을 안겼다. 특히 리그 우승은 첼시가 오랜 기간 부침을 겪고 일궈낸 50년 만의 쾌거였다. 무리뉴의 성공가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무리뉴는 2005/06시즌 리그 우승과 리그 컵을 석권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비록 2006/07시즌에서 리그는 접수하지 못하며 리그 3연패는 무산됐지만 FA컵과 리그 컵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무리뉴는 자신이 왜 ‘스페셜 원’인지 우승 트로피로 증명했다. 그리고 첼시는 영원히 ‘스페셜 원’ 할 감독을 자신들의 역사의 한 페이지에 새겼다. 

 

 

무리뉴와 첼시의 돈독한 관계

무리뉴는 첼시를 떠나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다. 비록 레알에선 선수단과의 불화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했지만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발휘했다. 

하지만 무리뉴는 짧고도 강렬했던 첼시에서의 시간을 잊지 못 했다. 자국 클럽인 포르투를 떠나 처음으로 타국에서 감독직을 맡았고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첼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첼시는 오랜 기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 했던 팀을 유럽 축구 중심으로 이끌어준 무리뉴를 잊지 못 했다. 

무리뉴가 첼시를 떠난 지 6년 후, 그가 다시 정착지로 택한 곳은 다름 아닌 런던이었다. 무리뉴는 지난 2013년 여름, 첼시로 복귀했다. 그는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스탬포드 브릿지로 복귀했다. 

무리뉴는 재부임 첫해인 2013/14시즌엔 무관에 그쳤다. 그가 첼시를 지도했던 시즌 중 유일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 했던 시기였다. 그에게도 팀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무리뉴는 한숨 돌린 후 2014/15시즌 첼시의 리그, 리그 컵 우승을 이끌며 ‘스페셜 원’의 귀환을 천명했다. 그리고 이때가 둘의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기였다. 

2015/16시즌이 시작하자마자 첼시와 무리뉴는 싸움이 잦은 연인처럼 위태로웠다. 그리고 둘은 결국 작별을 택했다. 하지만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은 법. 첼시는 무리뉴 감독의 공헌과 노력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무리뉴가 쫓겨나는 모양새가 아닌 스스로 나갈 명분을 마련해주며 자존심과 체면을 세워줬다. 아쉬움 속에 작별을 고했지만 첼시와 무리뉴는 서로의 앞날에 축복과 안녕이 깃들길 바랄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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