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을 전술에 눈을 뜨게 만든 사람.txt
2016-09-30   /   추천   messi1010(bd33)

[펩을 전술에 눈을 뜨게 만든 사람.txt]

 

 

 

 

2008년 여름, 바르셀로나는 소리아 원정에서 최약체 누만시아에게 1-0으로 패배했다.

그 다음 주, 라싱 산텐데르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제 막 바르사 A 팀 감독이 된

펩 과르디올라에게는 최악의 시작이자 최악의 시간이었다.

 

거기다 스쿼드에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페드로라는 바르사 B 팀 아이들을 올려서

넣었다. 대체 뭐하냐고 비판이 날아 들었다. 언론, 관계자들 모두 펩이 틀렸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펩에게 다행이었던 점은 바르셀로나에서 모두의 의견을 잠재울 만한 유일한 목소리

요한 크루이프가 언론을 통해 펩의 편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바르셀로나는 경기

결과를 떠나서 매우 좋은 팀이다." 그 한마디가 당장의 칼질을 멈춰줬다.

 

"사실만을 놓고 보면 비참한 결과였다. 누만시아 그리고 라싱에게 패와 무.

골은 넣지도 못하고 상대는 결과를 가져갔다. 하지만 당신들 말이야 이번 바르셀로나

의 플레이를 봤나? 지금 과르디올라는 너희가 아는 축구가 아닌 축구를 혼자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에 이르기 까지 과르디올라는 어마어마한 고민과 스스로를

학대에 가깝게 몰아붙여 고민끝에 이러한 축구를 완성했다. 그는 수많은 테이프와

분석 영상을 보며 자신의 방식을 고안했지만 그럼에도 크루이프의 유산, 즉 자신이

배운 축구를 녹이려 애썼다.

 

이게 맞는 방법일까. 내가 너무 고집에 가득찬 것 아닐까?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꼭

이러한 방식이어야 하는가? 라는 고민에 미쳐갈 지경이었다. 그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감독실을 노크하는 노크 소리.

 

"누구야?" "미스테르 (Mister - 스페인에서 감독을 통칭) 접니다."

 

평소 말수 적기로 유명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갑자기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왔다.

 

아주 평온한 말투로 자신의 의견을 평소에 드러내지 않는 이니에스타가 펩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스테르. 걱정 마세요. 우리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팀을 상대로 모든 경기에서 우리는 이길 겁니다. 우리는 최고의 축구를 하고 있고

훈련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절대로 그 무엇도 바꾸지 말아주세요."

 

일단 펩은 이니에스타가 그렇게 감독에게 무언가를 요구했다는 것에 놀랐고,

그게 자신의 축구관에 대한 궁극의 동의였다는 것에도 놀랐고

무엇 보다 가장 놀랐던 것은

 

그 조용한 이니에스타가 감독실 문을 닫으며

 

!Vamos Da Puta Madre!!!! X발 우리가 다 이길거에요! 누가 되었던 다 쳐바를 겁니다!"

하며 소리를 지르고 나갔다는 것이다.

 

과르디올라 :

"사람들은 때론 감독이 팀의 구심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언제나 강하다고요.

하지만 그말은 맞기도 하지만 틀리기도 합니다. 감독은 때론 팀의 가장 큰 약점이 됩니다.

바르셀로나에서도 뮌헨에서도 그랬어요. 팀이 좋지 않을 때는 감독이 가장 큰 약점이 됩니다.

팬들, 언론, 구단의 관계자들,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이때 치고 들어옵니다.

 

생각해보세요. 나는 라싱에게 무를, 누만시아에게 패를 당한 바르셀로나 초짜 감독이었습니다.

혼자 고뇌에 빠져 고통 받고 있던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말이 없는 그 친구가 다짜고짜 어느날

문을 열고 들어와 얘기를 하고 소리를 지르며 나갔습니다. 그 이후로 나를 찾아온 적도 없어요.

그날 왜 그 친구가 그랬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이니에스타의 진정한 위대함을 알려드리죠. 이 친구가 발롱도르가 목표였다면

받아냈을 겁니다. 하지만 겸손해요. 이 친구의 플레이에는 '자기' 라는게 없어요. 무조건 팀 입니다.

만약 자기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플레이를 했다면 충분히 개인상을 쓸어담았을 겁니다.

 

이니에스타에게는 선대의 위대한 선수들 중 단 몇명만 가진 능력이 있습니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완벽한 이해 입니다. 내가 있는 공간, 상대가 있는 공간, 내가 움직이는 시간, 상대가 움직이는

시간에 대한 완벽한 이해.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플레이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가 내리는 선택

은 언제나 정확합니다.

 

가속을 잘하는 선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키는, 감속입니다. 유연하고 스케이트 타듯 기어를 올리고

상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미끄러져 나갑니다. 그걸 할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아요. 내가

감독을 하면서 배운게 있다면, 정말로 위대한 선수는 피치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플레이의 수준이

일정합니다. 측면에서 좀 하는 친구들은 많아요. 터치라인에 있으면 피치를 안쪽으로 보니 시야가

열려있습니다. 다 보여요. 거기서 치는 드리블과 거기서 뿌리는 패스는 피치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선수가 하는 플레이의 난이도와 차원이 다릅니다.

 

중앙에서는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압박, 상대 선수 그리고 우리선수..."

 

"내가 그놈을 처음 봤을때는 나이키 컵 때였다. 나이키에서 마케팅을 하던 우리 형 페레가 나보고

당장 캄노우로 오라고 했었다. 그래서 왠 호들갑이냐며 어린 애들 경기를 봤는데 거기서 이놈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래서 형에게 쟤는 무조건 바르셀로나 주전 감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전술적으로 이니에스타가 내게 눈을 뜨게 해준 것이 있다.

 

바로 상대팀 수비수를 전방 부터 압박하는 전술이었다. 이니에스타가 메시와 함께 상대 센터백의

공 소유를 어렵게 하자며 플레이를 했다. 그것 외에도 우리의 공격 동선 자체가 상대 수비수

센터백을 헷갈리게 만드는데 치중했다. 그것도 이니에스타의 작품이다. 메시를 미끼로 쓰면서

실제로 플레이를 끌고 가는 건 이니에스타였다. 공을 소유하고 패스를 하고 측면으로 나가거나

패스를 하거나... 이 모든 플레이에 드리블까지 완벽했다.

 

수비할때와 공격할때 모두 상대 수비수에게 직접 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이것 또한 이니에스타 덕분에

가능했다."

 

  

 

급한 번역과 영자님의 배려 깊은 저장 및 이동 덕분에 출처를 적지 못했습니다.

위 글의 원문은 모두 이번에 출간된 이니에스타의 평전 겸 자서전인

 

The Artist : Being Iniesta 의 10장, 과르디올라의 평가에서 따왔습니다.

 

추가로, 우리의 와인왕 양사장님이 기복을 타기 시작한 건 2008년 입은 부상 때문이라고

하네요. 당시에 스탬포드 브리지의 이딴게 챔스 4강이라니 경기에서 이미 몸이 걸레가

된 상태였고 펩이 뛰지 말라고 했는데도 로마 결승전에 나갔을 때 이미 오른쪽 햄스트링 파열이

심해져서 근육에 구멍이 난 상태였다고 합니다.

 

08-09 / 09-10 시즌 동안 몸이 고장나서면서 우울증이 겹쳤고 거기에 다니 하르케가

세상을 떠나면서 몸이 더 고장나버렸던 일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스위스전에서

부상으로 또 경기장을 떠났고 다시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부상과 우울증에 대한 트라우마를 날린건 사커시티에서 116분에

네덜란드 골대에 결승골을 박은 순간이었다고 회고 합니다. 2011 년 이후에 드디어

지긋 지긋한 오른쪽 다리 부상에서 벗어났는데 그 이후의 기복은 아무래도

신체 능력이 이제 하락세를 탈 나이라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사족 2

 

당시 지구 최강의 팀이었던 바르셀로나 팀 선수들이 유일하게 '우리 레벨' 이라고

인정한 잉글랜드 선수는 폴 스콜스 하나였다고 합니다. 2011 년 웸블리 참사에서

사비 , 아비달에게 루니가 80분쯤

 

"이제 그만 하면 된거 아니냐 꼭 이렇게 까지 해야겠니...." 라고 구슬프게

말했다고 합니다.

 

 

 

 

출처 : 세리에매니아 trequat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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