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K리거의 은퇴 소감
2024-03-06   /   추천  68 천안상남자(62sugi)

[어느 K리거의 은퇴 소감]

 

 

이하 전문.
 

안녕하세요, 임민혁입니다.

K리그가 개막하는 오늘, 저는 프로, 아마 총 18년 동안 이어온 축구 선수의 삶을 폐막하려 합니다.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압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요.
포기하지 않고 끝내 쟁취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훌륭함만이 삶의 정답은 아니기에 한치의 미련 없이 떠나봅니다.

저의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아주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정정당당하게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내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오히려 언젠가부터 느꼈던 저보다 열정 있고 성실한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자기 비하의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속이 후련하고, 적어도 추한 선배는 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 하나는 지키고 그만두는 거 같아 다행이기도 합니다.

저는 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아갈 것 입니다. 3.1일. 새로 시작하기 날짜도 딱 좋네요.여기저기 축하 만세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모두들 감사했고, 잘 머물다 갑니다 @kleague

 

출처 :  임민혁(@liminhy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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