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테는 왜 쿠르투아를 두 번째 키커로 세웠나 ]
첼시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선수는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였다.
첼시는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7 잉글랜드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아스널에 패했다. 1-1로 균형을 이뤘지만 승부차기에서 좌절했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이 나왔다. 일명 ‘ABBA’ 방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골키퍼 쿠르투아가 첼시의 두 번째 키커로 나선 것. 통상적으로 골키퍼가 이른 차례에 순서를 배정받는 건 드물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남다른 킥력을 지닌 쿠르투아를 앞 순번에 세우며 묘수를 선보였다.
큰 부담이 있었던 걸까. 쿠르투아의 발끝을 떠난 공은 골대 위로 향했다. 아쉬운 듯 쿠르투아는 자책했다. 이어서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알바로 모라타 마저 실축하자 우승컵은 아스널에 가까워졌다.
결국 아스널은 체임벌린과 지루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2년 만에 커뮤니티 실드 왕좌에 다시 올랐다. 골키퍼를 두 번째 키커로 내세운 콘테 감독의 비책이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특히나 ABBA 방식이 도입되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욱 안정감이 필요한데, 머리를 쓴 게 오히려 패인이 되고 말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