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얀 "18살 때 공황발작이 왔지만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다."
2021-05-20   /   추천   parksee0(bd33)

[보얀 "18살 때 공황발작이 왔지만 아무도 관심갖지 않았다."]

 

"모든 일들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어릴 때 축구 커리어만 보자면 잘 풀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풀리지 않았죠."

 

"사람들은 항상 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해요. 데뷔할 때 별명이 '뉴 메시'였으니, 메시랑 비교하면 당연히 실패한 거겠죠. 하지만 저에게 어떤 커리어를 기대한 걸까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들이 많아요. 제가 유로 2008에 불참한 이유는 휴식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공황 장애 때문이었어요. 프랑스를 상대할 때 스페인 국대에 처음 소집되었는데, 그때 공황 발작을 겪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위장염 때문에 빠졌다고 발표했죠. 하지만 아무도 그런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축구계는 그런 문제에 관심이 없죠."

 

"17살 때 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U-17 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저를 몰랐지만, 대회가 끝나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어졌죠. 며칠 뒤에 오사수나를 상대로 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챔스 데뷔전, 그리고 비야레알을 상대로 첫 득점, 그리고 스페인 성인 국대 소집(2008년 2월)까지. 전부 좋았지만, 머릿속이 꽉차면서 어느 순간 몸이 '그만'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불안은 사람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치죠. 어떤 사람은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뛴다고 하던데, 저의 경우엔 현기증과 메스꺼움이 꾸준히, 24시간 내내 지속됐죠. 머리를 강하게 짓누르는 듯한 압력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프랑스 전 때, 라커룸에 들어갈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이 강력한 현기증과 공황 상태가 몰려왔어요. 사람들이 절 벤치에 눕혔죠. 발작은 그 때가 처음이었는데, 그 뒤에도 그런 경험을 몇 번 했어요."

 

"내가 세운 공포라는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약물과 심리 치료 등을 받았죠. 2008년 2월에 시작되었는데, 그 해 여름까지 쭉 고통에 시달렸어요. 유로에 소집되었을 때, 저는 스스로를 격리해야 한다고 결정했죠."

 

"축협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었어요. 아라고네스 감독, 이에로 기술이사도 모두 알고 있었죠. 이에로는 매주 제 상태를 확인하려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러다가 유로 스쿼드 발표 전날에, 그들이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유로 명단에 발탁하겠다고 얘기했죠. 저는 가고 싶지만 안 될 것 같다고 말했어요. 훈련장에 갔더니 푸욜이 있었죠. 푸욜은 나와 항상 같이 있어주겠다고,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말했죠. 하지만 전 못하겠다고 말했어요. 전 치료를 받고 있었고, 위험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다음 날, 신문 헤드라인이 이렇게 났더군요. '스페인이 보얀을 호출했으나 보얀이 거부했다' 라고."

 

"그 헤드라인은 절 미치게 했어요. 마치 제가 국대는 신경도 안 쓰는 것처럼 보였죠. 무르시아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절 욕하더군요. 사람들은 그냥 제가 뛰기 싫어서 안 갔다고 생각해요. 그건 힘들었죠. 물론 그 당시에는 사람들의 반응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정말 상처가 되었던 건 그 기사가 아마도 축협에서 흘러나왔을 거라는 사실이죠. 제 상태가 어떤지 잘 알면서, 스쿼드 발표 전날에 통화해놓고, 그런 기사를 내보내요? 저는 혼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아직도 저한테 '유로 왜 안 갔어?'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왜 그 당시에 해명하지 않았냐고요? 전 무서웠고, 병든 상태였어요. 제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죠. 바르샤 TV와의 인터뷰에서 휴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도 생각나요. 단어 선택이 잘못됐지만, 그 나이 때는 그런 걸 잘 몰랐죠. 이미 폭탄은 터져버린 후였어요. 우린 그저 불을 끄려고 애썼죠."

 

"저는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 반응이 이해가 돼요. 사람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밝히고 싶어하지 않아요. 나는 아무 문제 없으니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자, 그런 거였죠."

 

"사람들은 제가 좀 더 '나쁜 새끼'였다면 더 높이 올라갔을 거라고 얘기하곤 했어요. 하지만 전 그럴 수 없다고 말했어요. 경기장 위에서 좀 더 지저분한 선수가 되려고 시도도 해봤지만,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

 

18살짜리가 공황 장애 겪고 있는거 알면서도 유로 발탁에, 거절하니 언론 죽이기... 정말 힘들었을 듯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football/2018/may/18/bojan-krkic-interview-anxiety-attacks-football?CMP=share_btn_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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