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 자서전] 무리뉴와 언쟁 파트 풀버젼 | |
2018-06-11 / 추천 | 킥복싱와대깡페페(MCred) |
[ [외질 자서전] 무리뉴와 언쟁 파트 풀버젼 ]
하프타임에, 난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에 앉아있다. 그리고 우리 감독인 조세 무리뉴는 호통을 치고 있다. 특히 나를 향해서.
하지만 난 정말 열심히 뛰었다. 정말 잘했다. 잘하지 않았다면 나도 솔직히 인정했을 것이다. 우린 데포르티보를 상대로 3:1로 이기고 있었다. 하지만 무리뉴는 우리를 칭찬하는 대신 또 혼을 내고 있다.
무리뉴는 지난 몇 주 동안 여러 번 나를 갈궜다. 하지만 오늘도? 모든 선수들이 실력을 보여줬다. 나도 내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패스가 잘 들어갔다.
그래, 사실 전반 끝나기 전에 몇 분 동안은 좀 각을 풀었다. 후방으로 움직일 때 한두 번 정도 걸어서 내려왔다. 80~90% 정도의 에너지만 썼다. 하지만 경기력이 나쁜 건 아니었다.
나는 스위치를 끄려고 노력했다. 무리뉴의 비판을 한 귀로 듣고 흘리려고 했다. 분노가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패스 두 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무리뉴가 소리쳤다. "넌 너무 고상해서 태클같은 건 안하려고 하지. 넌 니가 너무 잘나서 50% 정도로만 뛰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무리뉴는 말을 멈췄다. 짙은 갈색의 눈동자 2개가 날 노려보고 있다. 나도 그를 응시했다. 마치 복싱 경기를 앞둔 복서들 같았다. 무리뉴는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고 나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에는 무리뉴가 얼마나 혐오스러웠는지! 물론 사실 난 조세 무리뉴를 사랑한다. 내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건 오로지 무리뉴 때문이다. 나는 구단이 아니라 감독을 선택했다. 난 오직 무리뉴를 위해서만 뛰고 싶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 나를 탈탈 털고 있다. 쉬는 시간이 10분이 지나갔는데 무리뉴의 호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쯤이면 참을만큼 참았다. "저한테 정확히 뭘 바라는 건데요?" 난 무리뉴에게 받아쳤다.
"난 니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무리뉴가 소리쳤다. "남자답게 태클을 하란 말이다. 니가 태클을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나? 몰라? 그럼 내가 보여주지."
무리뉴는 까치발을 들고 팔을 차렷 자세로 붙이더니 입술을 오므리고 총총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게 니가 태클하는 자세야. 오, 난 절대 다치면 안돼. 절대 거친 플레이는 안 할 거야." 무리뉴는 계속 나를 따라하는 동작을 하며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직접 나가서 뛰시죠?" 난 그에게 소리치며 유니폼을 벗어서 그의 발 아래로 던졌다. "여기 유니폼 있으니까 입으세요. 직접 보여주시죠."
무리뉴는 심술궂게 웃어댔다. "오, 이제 포기하는 거냐? 겁쟁이였구만." 무리뉴가 가혹한 말을 뱉더니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뭘 원하는 거냐? 따뜻한 물로 샤워나 하면서 웅크리고 싶냐? 머리도 감고? 혼자 있고 싶어? 아니면 니 동료들, 팬들, 그리고 나에게 너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나?"
이제 무리뉴는 아주 침착하게 말하고 있다. 무리뉴는 더 이상 성질을 내거나 소리치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고 있다. 그래서 난 더 화가 났다. 난 이성을 잃기 직전인데 무리뉴는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 수 있지? 난 개빡쳤다고. 축구화를 당신 머리에 집어던지고 싶다고. 난 무리뉴가 그만하기를 바랐다. 날 좀 가만히 내버려두길 바랐다.
"그거 아나, 메수트? 울고 싶으면 울어! 질질 짜라고! 넌 그냥 애기같아. 가서 샤워나 해라. 우린 니가 필요하지 않아."
난 신발을 벗고 천천히 일어나서 수건을 잡고 조용히 샤워실로 걸어갔다. 그러자 무리뉴가 나에게 마지막 한 방을 날렸다. "넌 지네딘 지단이 아니야. 절대 그렇게 될 수도 없어! 넌 비슷한 수준도 아니야!"
그 말이 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았다. 무리뉴는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얼마나 지단을 존경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진정으로 우러러보는 유일한 선수가 지단임을 알고 있었다.
"넌 지단이 아니야!" 무리뉴의 말이 계속 내 머리에서 맴돌았다. 난 라커룸에 혼자 남았다. 카카가 나 대신 투입되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라모스가 내가 던진 유니폼을 입고 그 위에 자기 유니폼을 입었다. 라모스의 옷 아래로 내 등번호 10번이 비쳐보였다.
후반에 페페와 호날두가 추가골을 넣었고, 경기는 5:1로 끝났다. 하지만 난 샤워실에 혼자 서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난 여태까지 감독에게 이렇게 씹힌 적이 없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내 신념까지 흔들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왜 무리뉴 같은 위대한 감독이 날 이렇게 바보로 만든 거지?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2012년 9월 30일, 그 날 저녁 난 지금까지 한 적 없는 중요한 질문들을 나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그 후로 몇 주 동안 마음 속으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난 누구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이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 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봐야 했다.
https://twitter.com/FootyHumour/status/1005466210044141568
출처 : 락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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