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선수들의 FG고집
2015.06.11 11:02:15

 

 

이번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은 모두 인조잔디 구장에서 열린다.

 

 

과거에는 천연잔디 구장만 존재하였기 때문에 축구화 뽕(스터드)도 한 종류가 출시되어 선수들에게

구장환경에 따른 선택권이 없었지만.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FIFA의 평가기준을 충족시키기만 한다면 국제대회도 인조잔디 구장에서 충분히 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축구화 역시 그라운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었다.

 

[좌 - 천연잔디용 축구화의 스터드 / 우 - 인조잔디용 축구화의 스터드]

 

습윤하고 푹신한 땅에서 최적의 접지력을 내기 위해서는 개수가 적고 길이가 긴 스터드가 적합하다.

- 천연잔디용  FG(Firm Ground) 스터드 축구화

 

반면, 천연잔디에 비해 표면이 딱딱하고 잔디가 거친 인조잔디 구장에서는

개수가 많고 짧은 스터드의 축구화가 적합하다. 

- 인조잔디용  AG (Artificial Ground) 스터드 축구화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어제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한민국 여자 축구팀 선수들 대부분이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몇몇 축구화 제조사에서는 특정모델에 한하여 인조잔디 전용 축구화를 출시하지 않는다)

 

즉,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 23명 엔트리 중 인조잔디 전용 축구화를 착용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좌] 조소현 - 마지스타 오퍼스 FG   /   [우] 심서연 에보스피드 - HG

 

 

 

 

[좌]권하늘 - F50 아디제로 5 FG   /   [우]전가을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FG

 

딱딱한 인조잔디경기장에서 축구를 하게 되면 관절과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것을 

꾸준히 축구를 즐겨온 동호인이라면 알 것 이다. 이처럼 천연잔디보다 부상위험이 크고 경기를 할수록

피로도가 상승하는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하게 된다면 이미 부상의 염려가 큰

선수들의 발목이나 무릎 연골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게 된다.

인조잔디 위에서의 천연잔디용 축구화 착용은 결과적으로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큰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준비성의 차이

 

 

국내에서 줄곧 천연잔디에서 경기를 가진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천연잔디용 축구화가 익숙할 수도 있다. 또한 축구화는 선수의 실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장비일뿐더러,

4년에 한번씩 열리고 13년 만에 출전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화를 교체한다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을 소화하는 6개 경기장은 모두 인조잔디 구장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국내에도 인조잔디 축구장은 동네마다 보급이 되어있고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도

인조잔디 구장1면이 설치되어있다. 우리선수들에게도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미리 준비, 적응을 할 시간과 장소,

여건은 충분했다. 굳이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부상위험이 큰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고집할 필요가 있었을까?

 

 

 

미리 적응을 끝마친 해외 여자축구 선수들

 

 

2015 캐나다 월드컵에 출전한 각 대륙의 주요 선수들은 이미 인조잔디용 축구화에 적응을 끝마치고

조별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처럼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경기가 인조잔디에서 열리는 사실을 알고 미리 준비하고 대비한 선수들의 철저한 준비

성에 주목을 해야 할 것이다. 여자 축구강국인 미국 선수들 중 대부분은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하고 있으며, 

뉴질랜드와 나이지리아 선수들도 인조잔디 전용 축구화를 착용했다.

 

 

[좌] 나이지리아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AG  /  [우] 뉴질랜드 - 마지스타 오퍼스 AG

 

 

 

 

[좌] 미국 - 머큐리얼 슈퍼플라이 AG  / [우] 스페인 - Ace 15.1 FG/AG 겸용

 

 

1년에 한번 열리는 대회도 아니고,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

2003년 이후 13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를 대비해서 인조잔디용 축구화에 적응을

미리 해 두었더라면, 우리 선수들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했어야 할 것 이다.

 

 

선수들 개개인 부상을 무릅쓰고 천연잔디용 축구화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지만

앞으로 남은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부상 없이 무사히 토너먼트에 진출하기를 바란다.

 

 

 

축구화의 모든것

All that b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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