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화 역사의 산 증인 박항서
2009.08.12 11:40:31


우리는 정신 축구화 신었다. 정신 축구화 알고 있나? 우리 때는 서경, 정신 축구화를 거의 다 신었지. 당시에는 아디다스하고 푸마가 유명했는데, 아디다스가 더 좋았다.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디다스 축구화를 밀수해서 들어오고 그랬거든. 외국하고 시합 나가서 사 들어 오던지 배타는 사람들이 나가면 부탁하고 그랬다. 아는 분 중에 외양선 타는 분이 있어서 주로 그 쪽에 부탁을 했다.

그 때는 미즈노, 나이키도 없었다. (<올댓부츠>: 최강희 감독은 아식스를 주로 신었다던데?) 에이 뻥치고 있어. 아식스가 7년 가까이 대표팀 스폰서를 하기도 했다. 다른 축구화보다 좀 가벼웠다. 그런데 그것은 나이가 좀 들었을 때고 이야기고, 최 감독이 젊었을 때는 아식스가 안나왔다. 물론 일본가면 아식스 사러 가고 그랬다. 7년 가까이 아식스가 스폰서를 했다.

나이키는 90년 대에만 하더라도 신지도 않았다. 프로스펙스도 시장에 나오면서 선수들에게 많이 물건을 대주면서 신어보라 했는데도 신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키가 갑자기 투자를 하면서 품질이 갑자기 좋아지기 시작했다.

동기 중에 유태목(현 성남 일화 부단장)이는 손재주가 좋아서 뽕(스터드)을 정말 잘 깎았다. 당시에는 뽕을 사가면 정신 축구화에서 못으로 박아줬는데, 그 친구는 손재주가 좋아서 파는 것보다 더 잘 만들었다. 나중에 한 번 가서 꼭 물어보길 바란다.

그런데 요즘에는 축구화가 이렇게 좋은데 왜 그 정도 실력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스트레칭도 없었다. 국민체조하고 아스팔트 위를 뛰었다. 피로골절이라는 것은 알지도 못했지. 요즘 선수들은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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